LG 외국인 원투펀치 동반 부진…둘 중 하나는 헤어질 결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올 시즌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LG의 외국인 투수 켈리(왼쪽)와 엔스. [뉴스1]

올 시즌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LG의 외국인 투수 켈리(왼쪽)와 엔스. [뉴스1]

지난해 프로야구 통합 챔피언 LG 트윈스가 중위권에서 고전하고 있다. 더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외국인 투수의 동반 부진이다.

LG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5)는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원정경기에서 5이닝 동안 안타 8개(홈런 2개)를 맞고 8점을 내줘 패전투수가 됐다. LG는 이날 4-8로 졌는데 켈리의 부진이 뼈아팠다.

2019년 LG에 입단한 켈리는 KBO리그 6년 차가 된 장수 외국인 투수다. 그런데 올 시즌엔 10경기 성적이 1승 6패, 평균자책점 5.72로 기대를 한참 밑돌고 있다. 3월 2경기 평균자책점이 4.91이었는데 4월 5경기에선 5.16으로 더 높아졌다. 이달 3경기에선 7.31까지 치솟았다.

켈리는 2022년까지 4년 연속 13승 이상을 거두고 평균자책점 3.50 이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전반기에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입단 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LG는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켈리의 투혼을 높이 사 고심 끝에 한 시즌 더 함께하기로 했다. 그런데 올 시즌에도 켈리의 부진이 이어지자 고민에 빠졌다.

LG가 올해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며 영입한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33)도 마찬가지다. 엔스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21일까지 정규시즌 첫 10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5.37에 머물고 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엔스는 첫 5경기 중 4경기에서 매 게임 6이닝 이상 던지고 2자책점 이하로 막아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이후 5경기에선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가 단 한 차례뿐이다. 특히 지난달 21일 SSG전에선 5이닝 동안 무려 8점을 내줬다. 직전 등판이던 지난 16일 키움전에서도 3과 3분의 2이닝 6실점으로 좋지 않았고, 11번째 등판인 22일 대전 한화전에선 4와 3분의 1이닝 4실점(3자책점) 하고 물러났다.

LG는 지난 시즌 전반기에 애덤 플럿코의 활약을 앞세워 1위로 치고 나갔다. 후반기엔 켈리가 위력을 되찾아 1위를 지켜냈다. 그러나 올해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나란히 흔들리면서 통합 2연패 도전이 쉽지 않다. 염경엽 감독은 “팀 전력의 4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가 둘 다 좋지 않다”며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둘 중 한 명은 교체해야할 것 같다. 구단에도 얘기를 해놓았다”고 착잡해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