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법카 의혹 책임지려는 배씨 "지시없이 내 판단으로 결제"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가 지난 2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수원고법 형사3-1부(원익선 김동규 허양윤 고법판사)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배씨에게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가 지난 2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수원고법 형사3-1부(원익선 김동규 허양윤 고법판사)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배씨에게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연합뉴스

2022년 대선 당내 경선 관련 식사 제공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 재판에서 김씨의 측근 배모 씨가 "누구의 지시 없이 식사 비용을 결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을 본인에게 돌린 것이다.

22일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6차 공판에서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배씨는 경기도청 비서실에 근무했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제보자 조명현 씨에게 선거 캠프의 후원금 카드로 김씨의 식사비 2만6000원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민주당 의원 배우자 등 6명의 밥값 10만4000원을 결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식사비 관련해 피고인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식대 결제는 본인이 판단해 결정한 일이라고 증언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배우자의 대선과 관련해 국회의원 배우자들을 만나는 자리인데 식사비 결제를 참석자들에게 알려주는 게 상식 아닌가. 그런데도 아무런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거냐"고 물었고 배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배씨는 검찰이 "참석자들 몰래 계산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네"라고 답한 뒤 "피고인 또는 (국회의원 배우자) 3명이 식사를 마친 후에 '이렇게 (결제)하면 안 된다'고 결제 취소 요청을 받은 적 없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7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7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재판부도 이날 배씨에게 식사비 결제 경위 등에 대해 질문했다.

이 사건 주심인 배석 판사가 "당시 다른 국회의원 배우자의 몫까지 경기도 카드로 결제하는 건데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냐"고 묻자 배씨는 "못했다"고 답했다.

배씨는 이유를 묻는 판사에게 "당시 제 생각은 아무에게도 말 안 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씨는 "계산 방법이나 계산 시기 이런 부분에 대해 증인과 피고인 사이에 어떠한 의사 교환도 없었냐"는 박 부장판사의 질문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배씨는 "(국회의원 배우자) 3명의 밥값은 왜 계산한거냐"는 김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도청 수행원들의 식사비를 결제하면서 그분들도 결제를 누가 하고 그런 거에 껄끄러워할까봐 제가 그냥 같이 결제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배씨는 해당 모임이 사적 모임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 대표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민주당 의원 배우자 3명 및 자신의 운전기사·수행원 등에게 총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기소됐다.

김씨는 "모든 동석자가 각자 결제한 것으로 알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7일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