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산림의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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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남성현 산림청장

남성현 산림청장

2009년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에서는 판도라 행성에 매장된 자원을 개발하려는 지구인과 이를 막으려는 원주민 ‘나비족’이 등장한다. 지구인과 나비족이 치열하게 다투는 주 핵심가치인 ‘자연’은 영화 속에서 화려하고 신비로운 존재로 표현돼 이를 본 많은 관람객들은 자연의 위대함과 환상적인 모습에 매료되기도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꽃과 나무들은 상호 작용하며 나비족과 교감하는데 이러한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은 비단 영화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들은 상호 작용하면서 생태계를 구성한다. 만일 어느 생물종이 갑자기 사라지면 그 역할을 대신해 줄 다른 생물이 필요해지는데,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면 이러한 역할을 대체하기 어려워져 먹이사슬의 균형이 깨지고 전체 생태계가 위태로워진다.

지상 생태계에서 생물종이 가장 풍부한 영역은 숲이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와 개발 등으로 인한 산림면적 감소는 생물다양성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가 작성한 ‘지구평가보고서(2019)’에서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800만여 생물종 중 100만 종 이상이 멸종위기에 있다고 경고한다. 생물종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생물다양성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서 전 지구적 생물다양성 전략계획인 ‘쿤밍-몬트리올 GBF(Global Biodiversity Framework)’가 채택되었다. 여기에는 육상·해양의 면적 3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전·관리하고, 훼손된 생태계 30%를 복원하는 등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가 담겨있다.

산림청에서도 지난 2008년부터 ‘산림생물다양성 기본계획’을 통해 국가생물다양성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제4차 기본계획(’23∼’27)에는 산림생태지도를 통해 산림정책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훼손지 복원을 확대하며 각종 산림재난과 불법훼손 방지, 침입외래종 관리 등 생물다양성 위협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전략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자생식물 공급·인증 체계를 구축해 국가생물주권을 확보하고 보호지역 확대 및 보호종의 현지내·외 보전 등 산림부문 목표 이행수단을 강화할 계획이다.

매년 5월 22일은 UN에서 정한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Be part of the Plan”(동참하라). 올해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 슬로건처럼, 생물다양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산림청은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남성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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