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탄소중립 실현의 최일선, 지역이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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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화진 환경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올해 5월, 전국 17개 모든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10년 단위(2024~2033)의 ‘시·도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했다. 탄소중립을 향한 지역의 청사진이 처음으로 구체화 된 것이다.

지방정부는 지역 사회 구성원과 가장 가까이 있는 탄소중립의 실질적인 이행 주체다. 지방정부가 가정 및 상업용 건물 관리, 토지 이용, 교통 정책, 폐기물 처리와 같은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가능 수단을 가지고 있기에, 그간 국제사회는 이들의 기후 행동을 촉구해왔다.

대표적으로 131개국 2600여 개의 지방정부가 참여하고 있는 ‘이클레이(ICLEI)’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40개 대도시들이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이 있다. 우리나라 지방정부도 이클레이와 C40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C40 정회원인 서울시는 2009년 ‘제3차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하여 ‘저탄소 도시’ 실현을 목표로 하는 ‘서울선언문’ 채택을 주도하기도 하였다.

전 지구의 탄소중립을 위한 국가별 목표와 전략이 다르듯, 지방정부도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과 대책이 필요하다. 그간 환경부는 지자체에 기본계획 수립 지침을 제공하는 한편, 지역별로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구축하는 등 지역의 탄소중립을 지원해 왔다. 지역 주도로 수립된 이번 시·도 기본계획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부합하는 적극적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 수단을 설계한 점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의 60% 이상이 건물에서 발생하는 서울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 및 상업 건물을 대상으로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를 본격 시행하고 확대한다. 최근 30년간 폭염일수(연평균 27.6일)가 가장 많은 대구시는 ‘자연기반 해법’을 제시했다. 탄소 흡수와 열섬 완화를 위해 2026년까지 누적 6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포레스트 대구’를 추진한다. 고품질의 풍력자원을 가지고 있고 기후변화에 선도적인 정책을 추진해온 제주도는 아시아 최초로 ‘2035년 탄소중립 도시 실현’을 목표로 탄소중립에 더 속도를 낸다.

이제는 각 광역지자체가 수립한 ‘기본계획’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지역 사회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다. 탄소중립 실현의 최일선에 나선 지역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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