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김호중, 몰래 출석…경찰, 증거인멸 관여 추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씨가 21일 취재진을 피 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한 뒤 받는 첫 조사다. 이날 경찰서 현관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씨가 21일 취재진을 피 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한 뒤 받는 첫 조사다. 이날 경찰서 현관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음주 뺑소니 혐의(특가법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등)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사진)씨가 21일 비공개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씨가 이날 오후 경찰에 출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서울 강남경찰서 출입구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으나, 김씨는 오후 2시쯤 지하주차장을 통해 경찰서로 들어갔다.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번 조사는 김씨가 지난 19일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한 뒤 받는 첫 조사다. 경찰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10일 자진 출석한 김씨를 한 차례 조사했다. 이어 지난 12일과 15일에도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김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뒤 첫 조사인 만큼, 김씨가 사고 당일에 마신 술의 종류와 양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경찰은 또 사고 이후 운전자 바꿔치기와 추가 음주,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훼손 등 소속사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과 관련해서도 김씨의 관여 여부 등을 추궁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김씨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김씨의 매니저는 사고 3시간 후 김씨가 입고 있던 옷으로 바꿔입고 경찰에 출석해 사고차량을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 자수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이미 입건된 상태다. 김씨가 이같은 범행 은폐에 적극 가담한 사실이 확인되면 공무집행방해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훼손 등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씨의 신병처리 여부도 이날 조사 협조 여부 등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김호중

김호중

경찰은 지난 20일 김씨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를 추가 압수수색했다. 김씨가 음주운전 사고 전후에 탔던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모두 사라진 사실이 확인된 만큼,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 다만 경찰은 이들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또 김씨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소속사 본부장, 김씨 매니저 등 4명을 출국금지했다.

김씨는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신사동의 한 도로에서 마주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사고 뒤 현장을 벗어나 경기도 구리의 한 호텔에 갔다가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했다. 출석 당시 음주 측정에서는 음주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는 술을 마신 사실을 거듭 부인하다가 사건 당일 행적과 동석자 조사 과정에서 음주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자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음주 사실을 시인했다.

한편, 오는 23~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리는 김호중 콘서트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는 티켓 취소에 따른 환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공연 예매 티켓을 단독 판매한 멜론은 21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같은 공지사항을 올렸다. 당초 관람 1~2일 전까지 취소 수수료는 티켓 금액의 30%였지만, 비판 여론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슈퍼 클래식’ 공연에 김호중은 예정대로 출연한다. 다만 해당 공연의 주최사로 이름을 올렸던 KBS는 주최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출연 예정이었던 KBS 교향악단 단원들의 불참을 결정했다. 다음 달 1~2일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김호중의 콘서트 역시 공동 주최사인 SBS 미디어넷이 콘서트 불참을 통보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