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여당 초선 당선인 만나 “당을 부하라 생각 안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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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민의힘 수도권 및 대구·경북(TK) 초선 당선인 만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혀 당을 부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만찬 참석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선인들을 향해 “당에서 하는 이야기를 전부 듣겠다. 오히려 쉽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게 내가 더 서포트(지원)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가 수직적이란 정치권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한국형 화이트존’도 거론했다고 한다. 한국형 화이트존은 토지 용도 제한을 없애고 용적률과 건폐율도 지방자치단체가 자유롭게 정하는 것으로, 오는 6월 선도사업지가 선정될 예정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당과의 소통 의지도 반복해서 강조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현안 관련 건의를 하자 윤 대통령은 “정리해서 보내주면 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상견례를 겸한 이날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검찰 근무 시절 좌절 경험 등도 당선인들에게 전했다. 한 TK 당선인이 “대구·경북에선 ‘대통령 힘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되레 “여당을 지지하는 시민의 사랑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오후 7시쯤 시작해 2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수도권과 TK 초선 당선인 중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일부 당선인을 제외하고 대부분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용산 청사에서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캄보디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행정부 및 입법부 간 교류를 확대하고 마약 밀수 등 초국경 범죄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캄보디아 특별경제구역 설립 가능성도 모색한다. ‘한-캄보디아 우정의 다리 사업’ 이행도 가속화한다. 대통령실은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에 대해 “올해 대(對)아세안 정상외교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우리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의 이행을 가속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정상회담 공식 오찬에 참석했다. 김 여사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에 동행했다가 귀국한 이후 153일 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여사와 훈 마넷 총리의 배우자 뺏짠모니 여사는 배우자 친교·환담 일정을 진행했고, 이어 양국 정상 부부가 오찬을 함께했다”며 “행사에선 윤 대통령 부부가 캄보디아 환아를 도운 인연도 언급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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