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약 먹고 조산 뒤 방치…엄마 노래방 간 사이 아기는 숨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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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낙태약을 먹어 아기를 강제로 출산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는 10일 아동학대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4)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아동 관련 기관에 대한 5년간의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7일 자택에서 배 속의 아이를 강제로 출산한 뒤 방치,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A씨는 온라인에서 낙태약을 구입해 복용하고, 화장실에서 30주 된 미숙아를 낳았다.

아이를 침대에 두고 외출한 그는 노래방을 갔다. 이 가운데 아이는 모유나 분유도 먹지 못했다.

A씨는 노래방 등에서 SNS나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에만 연연하는 등 비상식적 행태를 보였다.

9시간 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아이가 죽어 있는 것을 보고 112에 신고했다.

A씨는 경제적으로 홀로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고 부모에게 임신 사실을 알릴 수 없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낙태약을 먹었고 갓 태어난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가지도 않으며 노래방으로 가는 등 방치해 살해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아이의 죽음에 대해 반성 없이 자기 연민적 태도만 보이고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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