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 대학가 여론, 총장 임기…의대 증원 ‘고차방정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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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위해 교무회의가 열리는 7일 오후 이 대학 대학본부에서 의과대학생들과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대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위해 교무회의가 열리는 7일 오후 이 대학 대학본부에서 의과대학생들과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을 위한 대학별 학칙 개정 절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산대·제주대 등에서 학칙 개정이 부결되며 비슷한 절차를 앞둔 대학들은 이달 중순 이후 최종 심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0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이 늘어나는 국립대 9곳 중 전남대를 제외한 8곳이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완료하지 못했다. 학칙 개정을 위한 교무회의, 대학평의원회, 교수평의원회 등의 심의 절차는 정원 확정 전 거치는 학내 절차다. 교육부가 이들 절차를 정원 확정 후에 해도 된다고 허용해 올해만 순서가 바뀌었다.

대부분 국립대는 이달 16~17일 경으로 예정된 서울고등법원의 의대 증원·배정 집행정지 판단이 내려진 이후 학칙개정을 심의한다는 방침이다. 국립대는 총장의 영향력이 사립대 교수 임명권자인 재단 이사장에 비해 제한적이어서 학내 의견을 통일하기가 어려운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7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인근에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심리 관련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 등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긴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인근에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심리 관련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 등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긴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충남대는 이달 말 학칙 개정을 최종 심의하는 학무회의, 평의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현재는 학칙예고 전 입법예고 기간이므로 학칙 개정은 법원 판단 뒤로 미뤄진다”고 했다. 경북대는 오는 16일 교수평의회가 예정돼있다. 다음 절차인 대학평의회는 통상 일주일 뒤에 열리는데 아직은 미정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대학평의회는 교수회, 학생 대표, 교직원, 비정규직 강사 등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학칙 개정안을 심의한다”며 “여기엔 총장, 처장이 없다보니 부결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강원대 대학평의원회는 8일 상정하려고 했던 ‘의대 증원 학칙 개정’ 안건을 철회했다. 안건을 발의한 대학 본부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강원대 관계자는 “제주대처럼 안건이 부결이 되면 정부에 큰 부담일 수 있고, 통과시킨다고 하면 너무 ‘속 없어’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안건 심의를 15일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며 “사법부 판단이 평의원회 심의에 도움을 줄 것이란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사립대 관계자는 “무전공 확대로 인한 대학 구조조정, R&D 예산 삭감 등으로 대학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법원 판단에 따라 비의대 교수나 교수단체도 증원 반대로 쏠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총장 공백’ 부산대, 재의결도 불투명

조윤정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회 의장과 최용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부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종합접수실에 의대증원 집행정지 등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뉴스1

조윤정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회 의장과 최용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부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종합접수실에 의대증원 집행정지 등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뉴스1

가장 먼저 학칙 개정이 부결된 부산대는 재의결 방침을 밝혔지만, 증원을 추진한 차정인 총장의 임기가 10일로 끝이 나면서 이마저도 불투명하게 됐다. 김정구 부산대 교수회장은 “지난번 교무회의 이후로 교수들의 반대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데다 교육부가 모집정지 등을 운운하며 한 것도 교수들에게 거부감을 주고 있다”며 “학교에서 재심의 요청이 오더라도 교수회나 평의원회는 보류를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부산대는 차기 총장 1·2순위 후보자가 선출됐지만 정부가 임명 절차를 밟는 중이다. 국립대 총장은 교육공무원법 등에 따라 대학의 추천을 받아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용한다. 만약 다음주까지 임명이 완료되지 않으면 홍창남 현 교육부총장이 총장 직무대리를 맡는다. 한 국립대 총장은 “잠시 공백기만 메우고 떠날 대행이 교수회 입장을 무시하고 재의결을 추진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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