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나라살림 적자 75.3조 '역대 최대'..."신속집행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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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3월까지 나라살림 적자가 75조3000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재정집행 계획의 42%가량을 1분기 내 집행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의 신속 집행이 이뤄진 여파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세 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다. 12월 말 법인 사업 실적 저조 등의 영향으로 법인세가 5조5000억원 감소했고, 소득세도 7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부가가치세ㆍ세외수입ㆍ기급수입 등은 늘면서 정부 총수입은 작년보다 2조1000억원 증가한 14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총지출이 더 많이 늘면서 나라살림 적자 폭이 크게 증가했다. 총지출은 작년보다 25조4000억원이나 늘어난 212조20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 재정 수지는 64조7000억원 적자였다. 여기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의 흑자를 걷어낸 관리 재정 수지는 75조3000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1분기 적자 폭(54조원)보다 21조3000억원이나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이는 월별 관리재정수지 집계가 시작된 2014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큰 수치다. 앞서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91조6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들어 석 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재정당국의 관리수준 범위(91조6000억원)의 82%에 달하는 규모에 도달하면서, 올해 16조3000억원가량의 여유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이는 신속 집행 대상 예산 252조9000억 원 중 3월까지 41.9%(106조1000억원)를 집행하다보니 적자 폭이 커졌다는 기재부의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 범위 안에서 나랏돈을 연초에 당겨 집행한 결과일 뿐, 재정 관리에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올해도 세수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나랏돈을 무리하게 풀다가 재정 수지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야당이 국민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민생 회복 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관리재정수지의 경우 월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대규모 세수결손 사태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전망치에는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세수펑크) 같은 큰 요인이 없다면 그 정도(계획 규모) 내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3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115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9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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