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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 대표 “수년 내 AI가 설계한 약 투여 할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PC 주기판 위로 구글의 AI기업 딥마인드 로고가 쓰여있다. 로이터=연합뉴스

PC 주기판 위로 구글의 AI기업 딥마인드 로고가 쓰여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기업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향후 몇 년 안에 AI가 처음 설계한 약이 환자에게 투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허사비스 CEO는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AI 모델인 '알파폴드3'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허사비스 CEO는 "그동안 구글 딥마인드는 항상 AI를 활용해 생물학 연구의 지평을 넓혀왔으며, 알파폴드3는 이러한 노력의 가장 최신 단계"라고 강조했다.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관련 논문에서 딥마인드 측은 알파폴드3가 기존 모델이 제공하던 인체 내 단백질 구조 예측을 넘어 생명체의 근간이 되는 거의 모든 분자의 상호작용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허사비스는 지난 2018년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신약 개발 자회사인 아이소모픽 랩스를 세웠다. 2020년 공개한 AI 모델 '알파폴드'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단백질 구조를 예측했다. 이어 2022년 내놓은 '알파폴드2'는 인간 단백질 98.5%를 포함한 단백질 구조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해 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날 공개된 알파폴드3는 통상 수년 이상 걸리던 신약 개발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각종 질병의 치료제를 찾으려면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디옥시리보핵산),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RNA(리보핵산)와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암세포·항암제에 인위적으로 X선 등을 쏘이고, 반응을 확인하는 식으로 단백질 구조를 확인했다. 신약 개발에 긴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다.

반면 기존에 알려진 단백질 구조가 이미 학습된 알파폴드3를 활용하면 해당 단백질이 생체 분자와 상호작용해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빠르게 예측 가능하다. 또 알파폴드3는 종전 모델이 할 수 없었던 단백질 간 결합, 단백질과 핵산 결합도 예측할 수 있다. 암세포와 치료제의 결합 방식과 구조를 예상 할 수 있어 그만큼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CEO)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4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CEO)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4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실제로 알파폴드3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 진행 중이다. 아이소모픽 랩스는 지난 1월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와 처음으로 상업적인 협력을 시작했다.

허사비스 대표는 "알파폴드3는 엄청난 상업적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며 "아이소모픽 랩스가 곧 1000억 달러(약 137조원) 규모의 사업성을 갖추고, 인류에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딥마인드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비상업적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무료 플랫폼 '알파폴드 서버'도 내놨다.

딥마인드를 필두로 한 제약·바이오 분야의 AI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지난 1월 단백질 구조 등을 예측하는 생성형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선보였다. 앞서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새로운 단백질을 생성하는 AI '에보디프'를 공개했다.

이들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이나 제약회사, 벤처캐피털(VC)이 지난 10년간 제약·바이오 분야 AI 시장에 쏟은 돈만 80억 달러(24조 6200억원) 이상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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