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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늘 예외없는 타격 줬다…한국 경제 ‘두려운 3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에디터 노트.

에디터 노트.

중동발 위기로 다시 한번 환율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격화하면 유가 급등에서 시작한 물가 상승, 환율 상승, 금리 상승 등 ‘3고’ 현상이 더 장기화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물가가 정점을 지난 뒤 최근까지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고, 금리도 조만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그러던 것이 미국의 울퉁불퉁한 물가 흐름으로 금리 하락 예상 시점이 계속 늦어지던 와중에, 중동 분쟁의 격화가 다시 불을 지르는 형국입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3고’는 두려운 현상입니다. 1980년대 초와 1990년대의 3고 현상은 예외 없이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그나마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떨어진 원화가치 덕에 수출이 급증하고, 에너지 소비의 합리화나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위기를 극복하곤 했습니다.

최근에는 그것도 불확실합니다. 달러화의 초강세 결과이기 때문에 원화값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일본 엔화나 중국 위안화도 약세여서 과거와 달리 빠른 수출 회복은 어렵습니다. 수출과 경기 회복의 속도는 더딘데, 물가 상승은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 외환위기·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외환보유액 등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점 정도가 위안입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약 9조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받게 됐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삼성이 받는 보조금은 당연히 공짜가 아닙니다. 미국에 기존 계획의 2배가 넘는 막대한 투자를 하기로 한 대가입니다. 삼성으로선 상대적으로 취약한 파운드리 분야에서 충분히 많은 고객사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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