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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미국 대선을 어떻게 예측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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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신민영 홍익대 경제학부 초빙교수

신민영 홍익대 경제학부 초빙교수

바이든이냐 트럼프냐? 미국 대선이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 경제와 시장은 선거를 예측한다. 업종별 주가 등락을 분석해 당선자를 예측하는 방법도 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업종과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종의 주가 부진이 올해 들어 뚜렷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를 불신하는 트럼프는 신재생에너지나 전기차보다 화석에너지와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을 우선시한다. 이러한 풀이는 트럼프 우세를 점치는 여론조사 흐름과도 일치한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업종별 주식 등락에 따른 예측은 한 측면만 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주가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재생에너지 업종의 주가 부진은 현재의 고금리를 빼고 설명하기 어렵다. 막대한 자금과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라는 업종 특성상 자금 차입이 필수적이다. 전기차 관련 주가 약세 역시 선거보다는, 어떤 제품이 보편화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캐즘(chasm, 골)’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오히려 바이든이 우세하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1분기 미 경제는 3% 가까이 성장하는 등 예상 밖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학자 크리스토퍼 에이컨과 래리 바텔스가 14번의 대선(1964~2016년)을 분석한 결과, 선거 전 2분기 동안의 1인당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양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를 놀랍도록 정확히 예측했다. 유권자의 단기기억 편향 때문에 최근의 경제 성과가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성장과 더불어 거시경제 성과의 다른 축인 물가는 바이든에게 불리하다. 2022년 6월을 고비로 미국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지만 아직 시원하게 하락하지 않고 있다. 최근엔 소폭 상승하는 움직임마저 나타났다. 미국에서 물가 급등은 오래전이었고 21세기 들어 선거와 관련해 물가가 문제시된 일이 드물어 관련 연구가 많지 않다. 그렇지만 2010년대 초반 ‘아랍의 봄’이나 지난주 한국 총선에서 드러났듯이 물가 상승과 민생 문제는 선거에서 주요 이슈임이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11월 5일 선거일까지, 목표 직전 최종 구간을 뜻하는 ‘라스트 마일’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 금리 인상이 멈추면서 금리 인하가 기대됐지만, 인플레이션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다. 주말에 발생한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및 유가 상승과 맞물려 심리가 악화하고 인플레이션이 더욱 기승을 부리며 중앙은행의 대응이 경기를 급락시킨다면, 바이든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구도가 조성될 것이다. 그러나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시장의 관점에서는 경기호조를 중심으로 바이든에게 호의적인 여건이 조성될 전망이다.

신민영 홍익대 경제학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