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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 태워 지글지글 토종닭 꼬치구이, 하이볼 한잔 곁들이니 웃음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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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4호 19면

이나리의 핫 플레이스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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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플레이스라 불리는 성수동 메인 거리를 지나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예전 성수동 분위기를 간직한 골목에 옛 공업사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는 토종닭 꼬치구이집 ‘아타리’가 있다. 10석 정도의 아담한 카운터 자리에는 위트 넘치는 문장의 메뉴판이 놓여 있고, 사람들은 눈앞에서 피어오르는 구수한 연기와 함께 한 잔의 하이볼로 담소를 나눈다(사진1).

시그니처 메뉴인 ‘전부 다 줄게’ 코스(1인 3만5000원)를 주문하면 부위별로 나오는 닭구이, 채소구이, 디저트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사진2). 아타리를 운영하는 박건순 대표는 양식 요리사로 10년 정도 일하다 창업을 결정하면서 평소 자신이 좋아했던 야키토리 스타일의 토종닭 꼬치구이집을 냈다. 다만 일반적인 단품 주문 방식이 아닌 코스 메뉴를 중심으로 하되, 따뜻한 심야식당 느낌으로 누구나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아타리의 닭구이는 초기부터 토종닭을 주로 써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연구와 피드백을 받아들여 부위에 따라 국내산 영계를 활용한 메뉴도 내고 있다. 토종닭은 일반적으로 치킨집 등에서 쓰는 영계에 비해 쫄깃한 식감과 진한 육향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난다. 특히 다리와 목살처럼 식감이 중요한 부위일수록 압도적으로 토종닭이 반응이 좋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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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탄과 볏짚을 써서 닭을 굽는 것도 이 집의 특징이다. 참숯에는 특유의 향이 있는 반면 비장탄은 향이 없고 고기 본연의 맛을 살려주기 때문에 담백한 닭고기에 더 잘 맞는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볏짚을 태우면 흔히 ‘시골 향’이라고 하는 구수한 향이 나는데, 닭고기를 코스로 먹었을 때 자칫 단조롭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고 부위에 따라 맛과 개성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아타리의 주 고객층은 20대 중반에서 30대로 식사와 함께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저희 가게에 머무는 동안 손님들이 즐거운 기억을 갖고 가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직원들이 반갑게 말을 걸고, 축하를 해주거나 이벤트를 제안하기도 하죠. 맛있는 건 당연한 시대잖아요. 이젠 고객들도 재밌고 편안한 분위기를 선호하게 된 것 같고요. 그렇게 기억에 남는 가게를 지향합니다.”

작지만 아늑한 공간에서 구수한 닭구이와 부담 없이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곳. 친구들과 가볍게, 때로는 혼자 찾아가도 언제나 친절하고 유쾌한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 오늘도 지글지글 토종닭 구워지는 소리와 함께 성수동 뒷골목에 누군가의 기분 좋은 기억이 새겨진다. 참고로 서울역, 영등포에도 아타리의 자매점이 있다고 하니 들러 봐도 좋겠다.

글 이나리 출판기획자, 사진 김태훈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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