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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살려줘야 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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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본선 16강전〉 ○ 신진서 9단 ● 쉬하오훙 9단

장면 11

장면 11

장면⑪=공격은 어려운 분야다. 형세 판단도 매우 어렵다. 어려움으로 치면 바둑에서 둘이 1, 2위를 다툰다. 게다가 공격과 형세 판단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불리하다면 억지로라도 공격해야 하고 유리하다면 굳이 공격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쉬하오훙 9단은 이 판 최대의 기로에서 흑1로 이쪽부터 공격한다. 백이 4로 살자 이번엔 5, 7로 근거를 빼앗아 상변을 공격한다. 바둑은 결국 판단과 선택의 연속이다. 이 판단은 어땠을까. AI는 ‘노’라고 말한다.

AI의 판단

AI의 판단

◆AI의 판단=AI는 놀랍게도 흑1, 3으로 막고 그냥 살려주라고 한다. 내 집에 뛰어든 폭파범을 곱게 살려주라는 것인데 감정을 가진 인간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AI는 그러나 ‘두터움’이 중요하다고 속삭인다. 그 두터움을 배경으로 9로 슬슬 우변을 공격하면 5대 5 승부라고 한다. 백이 흑집을 파괴했지만 형세는 오히려 흑이 추격한 것이다.

실전 진행

실전 진행

◆실전 진행=신진서 9단은 백1로 달아난다. 이때 흑2, 4로 한 점을 내주고 울타리를 친 수를 AI는 ‘패착’으로 규정했다. 얼핏 공격의 맥으로 보이지만 손해가 너무 컸다고 한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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