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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신화’ 만든 디자이너 미켈레, 발렌티노도 성공시킬까 [더 하이엔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당대 대표적인 스타 디자이너로 꼽히는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하 CD)가 됐다.

발렌티노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된 알레산드로 미켈레. 사진 BOF

발렌티노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된 알레산드로 미켈레. 사진 BOF

발렌티노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오는 4월 2일부로 메종의 새로운 CD로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발탁 배경에 대해서는 “그의 독특한 시각과 풍부한 경험을 통해 브랜드의 고유한 가치와 헤리티지, 쿠튀르 코드를 세계에 지속해서 빛내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여정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첫 발렌티노 컬렉션은 2025년 봄·여름 파리 패션 위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또 다른 럭셔리 패션 브랜드 구찌의 새로운 부흥을 일궈낸 디자이너다. 2014년 구찌에 부임한 뒤, 그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큼 새로운 컨셉과 디자인으로 첫 컬렉션부터 패션업계의 감탄을 자아냈고, 실제 기록적인 매출 증가를 끌어냈다. 2014년 35억 유로(약 5조846억원)였던 구찌 연간 매출액은 그의 부임 이후 97억3000 유로(약 14조1352억원)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일약 스타 디자이너 반열에 올랐고, 이후 구찌 재직 기간 9년 동안 매년 새로운 패션과 실험을 선보이며 트렌드를 선도했다.

그랬던 그가 2022년 돌연 구찌의 CD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패션업계 전체가 술렁였다. 관련 업계를 포함한 패션피플들 사이에선 과연 그가 어디로 갈지, 왜 구찌를 떠나는지에 대한 많은 소문이 떠돌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서울 경복궁에서 열릴 대형 패션쇼를 앞두고 사임을 발표해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발렌티노는 그의 부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라시드 모하메드 라시드 발렌티노 회장은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영입으로 메종 발렌티노는 또 다른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며 “그가 특유의 창의성과 감성으로 브랜드의 유구한 유산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쿠튀르 하우스로서 고유의 정체성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전했다.
미켈레의 구찌 재직 당시 머천다이징과 해외시장 부문 부사장이었던 야코포 벤투리니 현 발렌티노 CEO 또한 “수년간 함께 일했던 미켈레와 다시 일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기대된다. 그의 재능과 창의성, 심오한 지성은 놀라운 통찰력과 연결돼 메종 발렌티노의 또 다른 장을 써 내려 갈 것”이라며 반가움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향후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에서 보여준 장기를 발렌티노에서  재현할 것인지는 가장 주목할 점이다. 그는 구찌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에서 얻은 영감을 이 시대의 트렌드로 탁월하게 풀어냈는데, 발렌티노 역시 1960년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리바니가 자신의 이름을 따 브랜드를 만들면서 이탈리아의 문화유산을 동력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미켈레는 자신의 최우선 과제로 “발렌티노 가리바니와 지안카를로가 정립한 브랜드 정체성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브랜드가 소장한 아카이브는 나에게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 됐다. 나만의 해석과 창의적인 비전을 통해 새로운 영향력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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