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적자 유니콘’ 벗어난 당근…“글로벌 진출 속도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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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을 운영하는 당근마켓이 창사 이후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덩치는 크지만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플랫폼 기업을 향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들 속에서 나온 첫 수익이다. 당근이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진출에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무슨일이야

당근은 지난해 매출 1276억원, 영업이익 173억원(별도 기준)을 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2022년 499억원 대비 15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4억원 적자에서 창사 8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북미·일본 등 글로벌 자회사와 당근페이 등 자회사 실적을 더한 연결기준으로는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근마켓 실적. 사진 당근마켓

지난해 당근마켓 실적. 사진 당근마켓

무슨 의미야

플랫폼 기업을 향한 시장의 평가는 점점 매서워지고 있다. 주목도에 비해 ‘현재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유니콘 기업은 이제 수천 개에 달한다”며 “그러나 지속 가능한 성공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매출 등을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 창출하는 기업은 1%도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당근도 그동안 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900만 명을 넘어서며 플랫폼 덩치는 커지고, 중고 물품 거래량이 늘어도 거래 수수료를 받는 게 아니다 보니 정작 챙길 수익은 없다는 게 가장 큰 한계였다. 실제로 당근의 영업손실은 2020년 134억원에서 지난해엔 464억원으로 적자 폭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당근이 실적 개선을 이룬 건 광고 사업이 수익을 내면서다. 당근의 지난해 매출액 중 광고수익은 1266억원으로, 연간 매출의 99%가 광고에서 나왔다. 1년 전(494억원)과 비교해 2.5배 이상 성장한 것. 당근은 지난해 가게 주소지를 기준으로 반경 최소 300m부터 최대 1.5㎞까지 광고 노출 범위를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광고 상품을 내놨다. 지역 광고주 입장에서는, 도보 5분 거리 안에서의 ‘모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상품이다. 당근은 앞으로 구인·구직, 중고차, 부동산 등 버티컬 사업 영역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당신의 근처’ 글로벌에서도 통할까?

국내에선 이미 지역 커뮤니티 기반 주류 플랫폼으로 성장한 당근. 당근의 ‘넥스트 스텝’은 글로벌이다. 2019년 11월 ‘캐롯(Karrot)’이라는 이름으로 영국에 첫 발을 디딘 당근은 현재 서비스 범위를 캐나다·미국·일본 등 4개국 560여 개 지역으로 확장했다. 북미 시장 진출의 거점지로 삼은 캐나다는 지난달 MAU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창업자인 김용현 공동대표가 현지에 체류하며 서비스 확장을 이끌고 있다.

더 알면 좋을 것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대비 15.9%, 65% 증가한 수치다. 배민B마트 등 커머스 사업 부문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B마트의 지난해 고객 평균 주문금액은 사업 초기 대비 3배 가량 늘었다고. 커머스 사업 부문이 속한 상품 매출은 6880억원으로 전년(5122억원) 대비 34% 증가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커머스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알뜰배달’ 등 신규 서비스를 통해 합리적인 배달팁을 실현한 게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출 증가율은 둔화하는 중. 2021년 82.7%에서 2022년엔 46.7%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엔 15.9%까지 밀렸다. 시장 전체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6조 4326억원으로 1년 전(26조5940억원)보다 0.6% 줄었다. 2017년 배달 음식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거래액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