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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벨트 총선 변수는 ‘신축 대단지’…1만8000세대 새로 입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9일 오전 7시30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의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아파트 입구 앞에서 선거운동 중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29일 오전 7시30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의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아파트 입구 앞에서 선거운동 중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서울 영등포을에서 4년 만에 ‘리턴 매치’를 펼치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는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나란히 유세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뉴타운역 신설’ 문구가 적힌 팻말을 목에 걸었고, 박 후보는 ‘2번에는 박용찬’이 적힌 명함을 배포했다.

29일 오전 7시30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의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아파트 입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운동원들이 유세 활동을 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29일 오전 7시30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의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아파트 입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운동원들이 유세 활동을 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두 후보는 4년 전 총선에서 5538표(5.91% 포인트) 차 대결을 벌였다. 이 아파트 단지는 총선 직후인 2020년 10월 입주가 시작됐는데, 이 단지 입주 전후로만 신길4동 인구가 2721명 늘었다. 두 후보 모두 “이곳 표심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4·10 총선의 서울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한강벨트에선 이처럼 ‘신축 대단지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21대 총선 이후 각종 재건축·뉴타운 사업으로 800세대 이상인 대단지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지역의 정치 지도 자체를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지난 4년간 서울 강서을, 마포갑, 용산, 광진을, 강동갑, 동작갑-을, 영등포갑-을 등 9개 선거구에 들어선 8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총 15개 단지로 1만8296세대에 달한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득표율 5%포인트 차 박빙 대결이 펼쳐졌던 강동갑(4818세대)과 영등포을(2335세대)에 집중돼있다. 이 때문에 지난 4년간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인구가 16만 5904명 감소했지만, 강동구(1만4752명)와 영등포구(8932명) 인구는 늘어났다.

선거마다 여야가 팽팽하게 맞붙는 강동갑에서도 “신축 아파트 표심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고덕자이와 강동리버스트4단지 등 4818세대 규모 대단지 아파트 4곳이 지난 총선 이후 새로 입주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전주혜 국민의힘 후보는 앞다퉈 고덕역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 입주민 맞춤형 공약을 발표했다.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는 동작을은 흑석자이(1772세대)의 표심이 최대 변수다. 두 후보 모두 첫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부터 이곳을 훑었다. 지난 총선에서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의 운명이 단 0.7%포인트(890표)로 엇갈린 용산도 용산센트럴파크(1140세대)의 표심이 주요 승부처로 꼽힌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흑석자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흑석자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과거엔 아파트 단지 표심은 “젊은 세대가 많아 진보에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한강벨트 신축 아파트는 분양가가 비싸면서도, 전세로 사는 30대 중후반 부부 비중이 작지 않아 투표 성향을 단정하기 쉽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고덕자이 등 신축 아파트가 밀집된 강동구 상일1동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득표율이 57.8%로 강동구 평균(51.7%)보다 높았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고문은 “30대 중후반 신혼부부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가 상식과 공정에 대한 가치 부여가 어느 세대보다 더 큰 점”이라며 “특정 정당에 대한 콘크리트 지지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존 지역구의 정치 성향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역구의 특성이나 특정 아파트의 표심보다 더 중요한 게 결국 총선 판세”라며 “특히 올해 총선에서 표를 좌우하는 건 대통령 지지율 등 큰 틀에서의 여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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