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Food] 과거엔 잦은 고배…요즘은 오픈 첫 날부터 문전성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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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문 연 쉐이크쉑부터 인텔리젠시아까지…글로벌 외식 브랜드, 무엇이 달라졌나

론칭 소식 뜨면 SNS 게시물로 도배
오픈 10분 전부터 길어지는 대기줄
국내 기업과 손잡고 제품 개발도
웬디스 등은 차별성 못 살려 철수

 서울 서촌에 글로벌 1호점 문을 연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인텔리젠시아’. 오른쪽 사진은 2016년 SPC가 도입해 전국 각지에 2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사진 각 브랜드]

서울 서촌에 글로벌 1호점 문을 연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인텔리젠시아’. 오른쪽 사진은 2016년 SPC가 도입해 전국 각지에 2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사진 각 브랜드]

한때 한국은 글로벌 외식 브랜드의 무덤이라고 불렸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콜드스톤’,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자니로켓’ 등 내로라하는 유명 브랜드들이 호기롭게 한국에 진출했다가 고배의 쓴 잔을 마시고 돌아갔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미국 유명 햄버거 쉐이크쉑부터 미국 3대 커피라 불리는 인텔리젠시아까지. 론칭 했다하면 한동안 긴 줄이 늘어서고 SNS는 관련 게시물로 도배된다. 과거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

지난 2월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가 서촌에 상륙했다. 대대적인 홍보는 없었지만 첫날부터 프리미엄 커피를 맛보러 온 이들로 대기줄이 이어졌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할까. 지난 21일 매장 오픈 시간에 맞춰 서촌 매장을 찾았다. 오픈 시간 10분을 앞두고 대기줄이 빠르게 길어졌다.

인텔리젠시아 서촌점은 인텔리젠시아의 한국 1호점이자 글로벌 1호점이다. 인텔리젠시아 CEO 제임스 맥로린은 “한국은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열정과 커뮤니티가 꽃 피우고 있는 곳”이라며 “인텔리젠시아는 매장을 획일화하지 않고 독특하지만, 주변 환경과 어우러질 수 있게 공간을 디자인한다. 유서 깊은 동네인 서촌에 한옥을 개조해 커피바를 만든 이유”라고 말했다.

잠재력 큰 국내 커피시장, 매장 적극 확대

지난해 12월 한국에 진출한 캐나다 국민커피 브랜드 ‘팀홀튼’. [사진 팀홀튼]

지난해 12월 한국에 진출한 캐나다 국민커피 브랜드 ‘팀홀튼’. [사진 팀홀튼]

지난해 12월 신논현역에 1호점을 낸 캐나다 국민커피 ‘팀홀튼’은 다음달 16일에는 광화문에 6호점을 낸다고 발표했다. 광화문은 블루보틀, 테라로사, 탐앤탐스 블랙, 스타벅스 리저브 등 스페셜티 커피의 최대 접전지라 불리는 곳이다. 팀홀튼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커피시장 중 하나인 한국은 잠재력이 크다”며 “매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5년 내 150개 이상의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팀홀튼은 ‘더블더블’ ‘오리지널 아이스탭’ ‘팀빗’ 등 캐나다 현지의 맛을 담은 시그니처 메뉴와 가성비를 내세워 한국 소비자의 사랑받는 ‘My Brand’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양갈래로 땋은 머리, 주근깨 얼굴이 상징이었던 미국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는 1984년 한국에 착륙했다. 당시 대학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운영상의 이유로 문을 닫았다. 최근 다시 문을 연 파파이스 역시 고배의 쓴맛을 본 브랜드다. 1994년 1호점을 강남에 열며 한국에 첫 선을 보였다. 초기에는 생소한 케이준 스타일의 치킨으로 큰 인기를 끌다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살리지 못해 2020년 12월 철수를 결정했었다. 80년대 문을 열어 지금까지 살아남은 브랜드는 한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패인(敗因)은 무엇이었을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박원휴 고문은 “해외에 진출하는 프랜차이즈가 성공하려면 자본력, 운영 관리 능력을 가진 현지 파트너와 함께 현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당시 한국은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 별로 없었다. 또 아무리 좋아도 당시 국민의 소비 수준이나 유행보다 너무 앞서 들어오면 사랑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좀 다르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SNS가 들썩들썩 거리다가 오픈 첫 날부터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후엔 빠르게 2호점, 3호점을 늘려나간다. 숙명여대 경영학부 서용구 교수는 ‘높아진 타문화수용성’을 이유로 들었다. 서 교수는 “타문화수용성은 학력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베이비부머세대부터 점차 높아지던 학력이 밀레니얼과 Z세대부터는 훨씬 더 높아졌다. 고학력 세대가 주 소비층이 되며 외식 산업도 또 다른 기회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의 맛과 품질 안정적으로 구현

한국식 프라이드치킨버거, 한국식 비비큐버거, 매콤한 한국식 포테이토. 지난 1월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쉐이크쉑 홈페이지에 올라온 신제품이다. 기간 한정으로 출시됐다. K-푸드와 결합해 신메뉴를 선보인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고추장 버거를 출시 했다. 고추장 소스를 바른 치킨과 얇게 썬 백김치를 올린 이 버거는 당시 미 국무부 직원이 “완전 강추 대박”이라는 말과 함께 시식영상을 소셜네트워크에 올려 화제가 됐다.

쉐이크쉑은 2016년 한국에 처음 문을 열었다. 외식업계의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을 주도하는 SPC와 손을 잡아 프리미엄 버거 시장을 선도했다. 특히 SPC가 보유한 기술력으로 미국 현지의 맛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물론 국내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현지화 전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1년에는 한국진출 5주년을 기념해 불고기 명가로 알려진 한일관과 협업으로 서울식 불고기 버거와 지평 막걸리를 활용한 막걸리 쉐이크를 선보였고 지난해 9월에는 뉴욕에서 미쉐린 2스타, 뉴욕타임즈 3스타를 받은 고급 한식당 아토믹스의 박정현 셰프와 콜라보한 메뉴를 선보였다. 이밖에도 밍글스, 톡톡 등 국내 유명 레스토랑 셰프와 협업을 통한 한정판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SPC 관계자는 “한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다. 본사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R&D개발과 마케팅으로  한식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버거 메뉴들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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