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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심상찮은 농산물값 급등, 해법은 온라인도매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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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농산물의 가격이 심상치 않다. 과일의 생육단계마다 기상이변이 발생해 생산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급등했다. 더구나 올겨울(2023년 12월~2024년 2월) 일조 시간이 평년 대비 80% 수준에 그쳐 시설작물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비닐하우스 등에서 재배되는 딸기·멜론·수박·토마토·오이 등 과채류에 곰팡이병과 같은 병해가 늘어나 작황이 좋지 못한 편이다. 다만, 관련 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3월 이후부터는 기온과 일조량이 정상화돼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

기상재해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스마트팜과 식물공장 등 기상 영향을 덜 받는 시설 도입이 강화되고, 저온저장과 계약재배 확대 등 농산물 공급의 변동성을 줄이려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지만 이를 통한 공급 안정화 효과는 시간이 걸린다.

보다 효과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농산물의 유통마진을 최소화해 소비자의 체감 물가를 낮추는 것도 필요한데,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활용하면 상당 부분 가능하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기존 공영도매시장과 농안법의 칸막이를 초월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전국의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시장도매인, 산지 생산자 및 대량 수요자가 무한경쟁을 하게 하고, 상류와 물류를 분리해 유통 효율성을 극대화하면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개장 이후 한 달 동안의 거래실적을 분석한 결과, 출하 및 도매단계 유통비용이 약 10% 절감되고 농가의 수취가격이 4%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가능성이 확인된다.

일반 공산품의 유통 시스템과 비교하면 농산물 도매유통의 온라인화가 늦은 감이 있는데, 이는 표준화·등급화가 어려운 농산물의 특성과 기존 시스템에 익숙한 출하자·유통인의 수동적 참여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거래되는 농축수산물 거래액이 2011년 8000억원에서 2022년 9조 5000억원으로 1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보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성장성이 충분하다. 특히, 산지 생산자조직과 대형 유통업체의 거래, 도매시장법인과 대기업 온라인몰의 거래, 도매시장법인의 해외수출 등의 다양한 거래 모델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거래 규모가 빠르게 증가해, 유통 효율성 제고 및 가격 상승 완화에 일조하도록 정부는 물론 농가와 유통인 모두 노력할 시점이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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