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사드는 북 도발에 맞선 방어체계, 주민 평화 위협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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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를 경북 성주군에 배치한 것이 지역 주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주민들이 2017년 헌법소원을 청구한 지 7년 만의 결론이다.

헌재는 28일 경북 성주 주민들과 원불교도들이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 부지 사용을 공여하는 협정을 체결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2건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전부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이를 심리하지 않고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헌법소원을 제기하려면 ‘기본권 침해’가 전제돼야 하는데, 헌재는 이 사건에서 “(사드 부지를 미군에 공여하기로 한 한미 간) 협정은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미 양국은 2016년 2월 사드 배치 관련 협의 개시를 공식 발표한 뒤 같은 해 7월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하고, 그 부지는 성주 골프장으로 정했다. 이듬해 4월 해당 부지를 주한미군에 공여하는 협정을 맺고 발사대와 부속 장비들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2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사드철회 평화회의 주최로 '사드기지 정상화 반대, 성주, 김천 주민 상경 투쟁'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2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사드철회 평화회의 주최로 '사드기지 정상화 반대, 성주, 김천 주민 상경 투쟁'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이번 사건의 청구인들은 2017년 4월 헌법소원 심판을 냈다. 성주 주민들은 사드 배치가 평화적 생존권, 건강권·환경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원불교도들은 원불교 성지에 가까운 곳에 사드를 배치해 종교 활동이 어렵게 된 것은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헌재는 평화적 생존권 침해 주장에 관해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외부의 무력 공격을 전제한 공동방위를 목적으로 하고 이에 근거한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실험 또는 도발에 대응한 방어태세”라며“(사드 배치를 뒷받침하는) 주한미군과의 협정이 국민들을 전쟁에 휩싸이게 하여 평화적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건강권·환경권 침해에 대해선 “사드 체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와 소음의 위험성은 전파법상 인체 보호 기준 등에 현저히 미달한다”고 봤다. 원불교도 주장에 대해서도 ““종교 활동이 어려워진 건 군 당국의 후속 조치가 원인이지, 주한미군과의 협정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헌재는 ‘사드 배치의 근거가 된 한미상호방위조약·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조항이 위헌’이라며 주민들이 제기한 유사한 헌법소원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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