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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연속 멀티히트… 타격 1위 KT 위즈 천성호 "꿈 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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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KT 위즈 내야수 천성호. 사진 KT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KT 위즈 내야수 천성호. 사진 KT

"그래, 신나겠지. 고맙다, 너라도 잘해줘서."

이강철 KT 감독은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전날까지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천성호(27)가 힘차게 러닝 연습을 하고 있었다. 주축 선수들의 타격감이 아직 올라오진 않아 개막 4연패를 당했지만, 천성호는 타율 1위(0.625·16타수 10안타)를 달리고 있다. 이 감독은 "(상무에서)얼마나 이동을 했느냐"고 물으며 "이동이 힘들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천성호에 대한 기대가 담긴 당부였다.

천성호는 개막 이후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천성호는 "꿈 같다. 제가 여기서 할 수 있다는게. 야구라는 게 이 성적으로 끝날 수 없는 건 알지만 유지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타격 순위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엔 "다들 알려줘서 보진 않았다. 지금 좋은 감을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미소지었다.

천성호는 단국대 재학 시절 타격이 좋은 내야수로 평가받았고, KT는 2020년 드래프트 상위라운드(2라운드)에서 지명했다. 많은 경기를 뛰진 못했지만 2년차인 2021시즌엔 타율 0.286(42타수 12안타)을 기록하기도 했다. 천성호는 "데뷔 초엔 너무 잘 하려고만 했다. 그때보다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천성호는 지난해 상무에서는 2군을 폭격했다. 남부리그 타율 1위(0.350)에 올랐고, OPS(장타율+출루율)도 0.872로 훌륭했다. 그리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선 약간 가라앉았지만,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엔트리까지 들었다. 천성호는 "너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고 싶어서 시범경기 때는 안 쳐야 할 공까지 쳤다.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만 치고 교체된다는 얘기를 들으니 마음 편하게 휘둘렀고, 좋은 타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27일 경기부터 천성호의 타순을 2번으로 올렸다. 다행히 꾸준히 우투수들을 상대하기도 했다. 천성호은 "(상위 타순으로)간다해서 다른 건 아니니까.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뭘 해야되는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며 "코치님들도 연습 때처럼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3회말 1사 주자 1루 KT 로하스가 투런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와 천성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3.27/뉴스1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3회말 1사 주자 1루 KT 로하스가 투런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와 천성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3.27/뉴스1

2020시즌 MVP에 빛나는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도 천성호를 도왔다. 천성호는 "시범경기 막바지 때 로하스가 내가 치는 걸 한 번 봐줬다. 너무 급하고 잘 하려하다 보니 스프링캠프 때의 타격이 안 됐다. 그때는 잘 받아쳤는데, 어떻게든 치려고 앞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며 눌러친다는 느낌으로 하라고 말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천성호에겐 수비가 하나의 과제였다. 다행히 점점 좋아지고 있다. 비시즌 기간 54K 스포츠에서 수비의 달인이었던 권용관 코치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했다. 천성호는 권 코치님이 자신감을 실어주셨다"며 "수비가 되어야 경기를 나가는 걸 아니까 나도 열심히 했다. 선배들도 편하게 하라고 항상 말해줬다. 경수 선배도 경기 중간중간이나 끝날 때마다 격려를 해준다"고 했다. 그는 "계속 꾸준히 내가 잘해서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단국대 시절 룸메이트였던 천성호(왼쪽)과 류현인.

단국대 시절 룸메이트였던 천성호(왼쪽)과 류현인.

공교롭게도 천성호와 가장 친한 선수가 이제 바통 터치를 해 상무에 입단한다. 고등학교 후배이자 단국대 3년 후배인 내야수 류현인이다. 류현인은 28일 상무에 합격해 6월에 입대한다. 천성호는 게임 아이디가 '류현인'이고, 구단 프런트에도 류현인이 입단하자 잘 부탁한다고 말할 만큼 서로 아끼는 사이다.

먼저 상무에서 기량을 쌓은 천성호는 "1군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시도해볼 수 있는 곳이었다. 기본기를 탄탄히 하되 본인이 해보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잘 하는 선수들이 많이 오는 곳이니 서로 많이 물어보면서 배우고 한 단계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류현인은 "군 입대 후에도 야구 기본기를 계속 다지며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이 시기를 더욱 알차게 활용해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군 제대 후 지금 활약 중인 성호 형처럼 팀 내야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천성호는 28일 경기 첫 타석에서도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두 번째 타석에선 좌전 안타를 쳐 5경기 연속 멀티히트까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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