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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절름발이’ 정치언어… ‘장애비하발언 자제 노력’ 구했지만 패소

중앙일보

입력

 네덜란드를 공식 방문하고 있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25일 오후(현지시간) 힐튼 더 헤이그 호텔에서 열린 의장 주최 네덜란드 동포 및 지상사 대표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공식 방문하고 있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25일 오후(현지시간) 힐튼 더 헤이그 호텔에서 열린 의장 주최 네덜란드 동포 및 지상사 대표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21대 국회에서 의원들이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며 ‘장애인 차별 행위를 금지하는 조치를 해달라’고 국회의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 장애인 5명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8-3부(고법판사 최승원·김태호·김봉원)는 28일 이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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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로비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는 모습. 뉴스1

'대장동 로비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는 모습. 뉴스1

조 모씨를 비롯한 지체·시청각·정신장애인 5명은 김진표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곽상도·허은아·조태용·윤희숙·김은혜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전 의원을 상대로 2021년 4월 차별구제소송을 냈다. 이들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의원들이 ‘외눈박이 대통령’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 ‘집단적 조현병’ 등 장애를 이용해 상대를 비난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관련 발언 의원 징계, 장애인 차별‧비하 금지 규정 제정, 1인당 100만원의 손해배상 요구했다.

1심 법원은 “장애인인 원고들이 수치심을 느꼈을 듯 하지만,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규정된 ‘차별’ 행위로 보긴 어렵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원고들은 이후 항소심에서 청구 내용 중 손해배상과 징계에 관한 부분을 모두 뺐다. ‘차별‧비하 금지 촉구’만 남기고, ‘장애인의 날에 모욕 발언을 자제하도록 당부하는 서한을 의원들에게 발송해달라’는 요구 및 ‘혐오 발언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는 등 화해안도 제안했다. 재판부도 화해를 적극적으로 권고했지만 국회의장 측은 이 제안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절해 결국 화해도 하지 못했다. 결국 항소심도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것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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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이후 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임한결 변호사는 “소송 제기 이후에도 다른 국회의원들, 정치인들의 장애인 모욕적 발언은 계속됐다”며 “이번 재판도 단순히 지나가는 대화가 아니라 정제된 대변인의 논평, SNS에 적은 글에 담긴 차별행위였는데 그런 점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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