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돼지고깃값에 '투뿔' 한우 즐긴다...16시간에 1만명 찾은 이곳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울산 수암한우야시장에서 한우 구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 울산 남구

울산 수암한우야시장에서 한우 구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 울산 남구

하루 4시간, 일주일에 이틀만 돼지고깃값으로 투뿔(1++ 등급)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우구이를 주제로 야시장을 낸 울산 수암한우야시장 이야기다.

28일 울산 남구에 따르면 지난 15일 울산 남구 수암시장에 개장한 수암한우야시장은 오는 6월 29일까지 1차 개장, 여름철이 지나 다시 9월 7일~11월 9일까지 2차 개장한다. 매주 금·토 오후 6시 30분~10시 30분 한우구이를 즐길 수 있다.

16시간, 1억8000만원 매출

울산 남구 측은 28일 "한우야시장 개장 후 4일간 16시간 운영했더니 방문객 1만2000여명이 찾았고, 한우를 사기위해 길게 줄을 서 기대린다"고 밝혔다. 남구가 집계한 이 기간 매출액은 1억8000만원에 달한다. 수암한우야시장은 한우 투뿔 등급 갈빗살·등심을 100g당 1만1000원에 판다. 시중보다 30%쯤 싸다. 도심 삼겹살 전문점에서 국내산 삼겹살을 100g당 1만 원대에 파는 것과도 비슷하다. 돼지고깃값으로 한우 구이를 즐긴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정육점 '당번' 정해 판매  

먹는 법도 재밌다. 야시장 열리는 날이면 시장 상인들은 수암시장 6개 정육점 중 1곳씩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야시장 구이용 한우를 할인 판매한다. 방문객은 구매한 한우 생고기를 들고 야시장 내 골목(310m)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20여 개)에 앉아 구워 먹으면 된다. 1인당 6000원씩 상차림 비를 별도로 내면 밑반찬과 양념장 등을 즉석에서 살 수 있다. 상차림 비 역시 시중 한우 초장집(1인당 8000원)과 비교하면 20% 정도 저렴한 것이라고 남구청 측은 전했다.

야시장답게 볼거리도 풍성하다. 시장 중앙 광장에선 댄스·트로트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간식·수공예품 등 31개 판매 부스가 별도로 마련돼 재미를 더 한다.

울산 남구에 있는 수암한우야시장. 김윤호 기자

울산 남구에 있는 수암한우야시장. 김윤호 기자

수암한우야시장은 과거 수암시장 인근에 소 도축장이 많았다는 점에 착안해 개설했다고 한다. 이를 보여주듯 한우야시장 개장 전에도 수암시장에는 정육점과 한우 초장집이 밀집해 있었다. 이곳에는 2017년에도 한우를 주제로 야시장을 개장했다가 코로나 19사태로 문을 닫았다고 한다. 남구 관계자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우 야시장을 열었다"며 "많은 사람이 찾아와 시장을 이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양 불고기, 봉계불고기 들어봤제?"  

한우먹는날 관련 이미지. 사진 전국한우협회, 중앙포토

한우먹는날 관련 이미지. 사진 전국한우협회, 중앙포토

울산은 '한우'와 인연이 깊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과 두동면 봉계리에선 ‘한우’를 주제로 번갈아가며 축제를 연다. 두 지역은 2006년 국내 유일 한우불고기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과거 이들 동네 옆에 우시장과 소 도축장이 발달했었는데, 그렇다 보니 양념에 재워 숙성한 한우를 석쇠에 굽는 '언양 불고기'와 생고기에 소금만 뿌려 굽는 '봉계불고기' 조리법이 각각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서울~부산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울산지역 언양 불고기 등은 전국으로 퍼졌다.

한우와 깊은 인연을 보여주듯 언양에 가면 동으로 만든 조형물인 1.6m짜리 송아지와 2.3m짜리 어미 소가 있다. 봉계에는 동으로 만든 3.5m짜리 누워 있는 소가 눈길을 끈다.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한우 씨수소 정액 도난 사건도 울주군 한 축산농가에서 발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