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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정당 현수막·연설은 안되지만 자원봉사자는 무제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 28일 비례정당들도 출정식을 열었다.
선거법상 현수막과 연설 등에서 제한을 받는 비례 위성정당들은 모 정당과의 색깔 맞춤 등으로 일체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이 28일 오전 9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 김남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연합의 '몰빵론'을 암시하는 식빵 모양 모자를 쓰고 있다. 이가람 기자

더불어민주연합이 28일 오전 9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 김남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연합의 '몰빵론'을 암시하는 식빵 모양 모자를 쓰고 있다. 이가람 기자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이날 자정 국민의힘과 함께 서울 송파에 있는 가락농수산물 종합도매시장을 방문하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빨간색 당 점퍼를 입고 상인과 인사를 나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가락시장에서 가진 '국민의힘으로 민생살리기' 선거운동개시 민생현장 방문에서 배현진(송파을), 박정훈(송파갑), 김근식(송파병) 후보,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상인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가락시장에서 가진 '국민의힘으로 민생살리기' 선거운동개시 민생현장 방문에서 배현진(송파을), 박정훈(송파갑), 김근식(송파병) 후보,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상인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같은 시각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윤영덕ㆍ백승아 공동대표는 파란 점퍼를 입었고, 당직자는 ‘못참겠다 심판하자’라는 문구가 한 글자씩 적힌 작은 판넬을 들었다. 김남국 의원은 ‘몰빵론’을 의미하는 식빵 모양의 모자를 쓰고 나왔다.

국민의미래와 민주연합이 이날 ‘소소한 출정식’을 연 배경엔 비례정당의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이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 비례대표 후보자는 현수막을 걸거나 선거벽보를 붙일 수 없다. 또 공개장소에서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도 할 수 없고, 청중과 대담도 할 수 없다.

20대 총선까지만해도 해당 규정을 문제삼는 정당은 드물었다. 통상 한 정당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자를 모두 냈던 만큼, 정당 지지율에 따라 배분 의석수가 결정되는 비례대표를 위해 별도의 홍보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1대 총선부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지역구 후보자는 없고 비례대표 후보자만 있는 선거용 비례정당이 난립하면서 이런 규제에 불만을 제기하는 정당이 늘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우리는 사실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어깨띠도 후보만 두를 수 있고, 들 수 있는 판넬 크기도 제한이 있다”고 했다.

14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광주충장로우체국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14. pboxer@newsis.com

14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광주충장로우체국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14. pboxer@newsis.com

이 때문에 각 비례정당들은 돌파구를 고심하고 있다. 민주연합은 민주당과 ‘1+1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민주연합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민주당과 1+1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선거운동 현장에서 어깨띠를 두르고 옆에 서 있는 방식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민주연합은 선거운동기간 시작 전날인 27일에도 충북 충주에서 합동 선거대책위원회를 열고 이른바 ‘몰빵론’을 펼쳤다. 백승아 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충주시장에서 “아군에게 힘을 모아달라. 저희 비례3번 민주연합을 1등으로 만들어주시면 입법권 수호를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도 언론 노출 횟수를 최대한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미래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개별 지역구를 돌아다니는 건 큰 효과가 없고, 상징적인 일정을 많이 기획해서 언론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며 “인요한 선대위원장이 자연스럽게 지역구 후보와 조우하는 사진이 보도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 등 국민의미래 지도부는 27일 천안함 피격 14주기를 맞아 백령도를 찾았다.

국민의미래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자 선거운동 관련 Q&A’라는 제목의 내부 공지를 통해 허용되는 선거운동 범위를 알렸다. 해당 공지에선 “비례대표 후보자가 지역구 후보자와 나란히 서서 지역구 유권자를 대상으로 ‘잘 부탁합니다’ 또는 ‘지역구는 A당, 비례는 B당을 지지해주십시오’라고 말하는 행위” 등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비례정당은 시ㆍ도 수의 2배인 총 34명까지만 선거사무원을 둘 수 있다. 이 때문에 조국혁신당은 선거법 상 별도의 규제가 없는 자원봉사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유급으로 일하는) 선거사무원을 후보별로 1명씩밖에 둘 수 없어 25일부터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하루 만에 2000명 넘게 지원했다”며 “이들이 5인 1조로 총 400팀 정도로 지역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오후 3시 대전에서 ‘조국버스’ 발대식을 열고 자원봉사단을 전국으로 보낼 방침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금품을 제공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원봉사자는 숫자에 상관없이 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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