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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신 이력으로 연 41억 벌고도 검찰개혁 외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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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남편, 이종근 변호사 재산 거액 증식

검찰개혁 주장 조국당 비례 1번 납득 안 돼

광주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에 지명된 박은정 후보와 배우자의 재산이 1년 새 41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검사장 출신 남편이 개업해 1년 만에 번 돈이다. 검찰 고위직 출신이라는 이유로 일반인은 상상하기 힘든 소득을 올리는 변호사의 배우자가 검찰 독재 청산, 검찰 개혁이 유일한 목표인 것처럼 주장하는 당의 비례대표가 된 것이다.

박 후보는 법무부 감찰담당관 재임 중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감찰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 이달 초 해임됐다. 이어 곧바로 조국혁신당에 영입돼 비례대표 1번을 받았다.

박 후보 남편인 전 대검 형사부장 출신인 이종근 변호사는 서부지검장을 거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있다가 지난해 2월 검찰을 나왔다. 부부가 마지막으로 지난해 5월 신고한 재산은 8억7526만원이었다. 그런데 박 후보가 총선 후보로 등록하며 선관위에 제출한 본인 및 배우자 재산은 49억8100만원이었다. 1년 새 41억원가량 늘었는데 대부분 현금성 예금이었다.

박 후보는 SNS를 통해 “배우자는 월평균 15건, 재산 신고일 기준으로 약 160건을 수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문 검사’라고 공격할 땐 언제고 무슨 전관예우를 운운합니까”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변호사 업계에서 전관은 가장 늦게 현직에서 나온 사람을 의미한다. 정치적 성향은 큰 고려 요소가 아니라고 한다. 실제 이 변호사가 변호사 사무실 홈페이지에 자신을 검사장 출신 다단계·가상화폐 전문 변호사라고 소개하며 검사장을 포함한 주요 직책을 올려놨다.

과거에도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퇴임 직후 큰돈을 번 사실이 공직에 지명되며 공개돼 문제가 됐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5개월 만에 16억원을 번 사실 때문에 총리 후보에서 낙마했고, 황교안 전 총리도 17개월간 16억원을 벌었던 것 때문에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렀다.

박 후보는 전관예우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정도면 전관 특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검찰 개혁, 검찰 정권 타도를 외치는 당에서 정치하겠다고 나섰다. 이게 과연 앞뒤가 맞는 얘기인가.

한편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6번 김준형 후보도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가 논란이 되자 “아들의 국적 회복 신청을 의뢰했고, 대학 졸업 후 입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권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내며 한·미 동맹에 대해 비판해 왔다.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를 포함해 상당수가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전관예우와 국적 문제까지 더 얹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