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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황금알 거위’…MRO 키우는 대한항공·KAI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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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항공업계 새 수익모델

항공업계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키우느라 분주하다. 600만개에 달하는 항공기 부품을 정비하고 수리하는 MRO 사업에서 성장성을 본 것이다.

MRO란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분해조립(Overhaul)의 줄임말로 국내 항공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인천 영종도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고, 후발 주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경남 사천을 중심으로 MRO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항공기에는 통상 600만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항공 MRO는 항공기 기체와 엔진에 있는 부품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보수하는 일이다. 항공업계에선 신규 항공기 도입 비용보다 도입 후 수십 년간 들어가는 MRO 비용이 최대 4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MRO 투자 금액을 3346억원에서 5780억원으로 확대했다.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엔진정비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정비 가능한 엔진 대수는 연 100대에서 360대로 늘어나고, 정비 가능한 항공기 엔진도 현재 6종에서 9종으로 다양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정비 능력을 강화함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의 해외 정비 의존도를 낮추고 외화 유출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976년 보잉707 엔진 중정비를 시작으로 MRO에 뛰어든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 MRO 사업자다. 현재 김포·인천·김해 격납고를 비롯해 부천(엔진공장), 인천 ETC(Engine Test Cell)까지 총 5곳의 정비 기지를 보유 중이다.

KAI도 MRO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17년 항공 MRO 사업자에 지정된 KAI는 2018년 7월 MRO 산업을 전담하는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설립했다. KAEMS는 사업비 2481억 원을 투입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제주항공 등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MRO를 담당한다. 경남도와 사천시도 MRO 산업단지에 1759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KAI의 시설 규모 등이 정비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상당수 LCC는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 위치한 글로벌 MRO 업체에 정비를 맡기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해외 MRO에 지출하는 비용은 연간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 MRO 시장은 2022년 786억 달러에서 2032년 1266억 달러로 연평균 4.9%씩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22년 241억 달러에서 2032년 474억 달러로 커져, 세계 MRO 시장의 37.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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