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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여제 VS 블로퀸, 룸메이트 절친 챔프전 격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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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베구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 연합뉴스

여자베구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 연합뉴스

장기인 오픈 공격을 시도하는 현대건설 양효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장기인 오픈 공격을 시도하는 현대건설 양효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배구 여제와 블로퀸이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국가대표팀 룸메이트였던 김연경(36)의 흥국생명과 양효진(35)의 현대건설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다.

흥국생명은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2승 1패를 거둔 흥국생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1위 현대건설과의 1차전은 28일 오후 7시 수원체육관에서 열린다.

여자베구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 연합뉴스1

여자베구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 연합뉴스1

김연경은 무려 54.5%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1점을 기록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의 활약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세계에서도 그런 선수는 찾기 어렵다"며 "많은 나이에도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선수 한 명이 팀을 바꾸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김연경이 바로 그런 선수"라고 극찬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했으나 도로공사에게 2연승 이후 3연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만큼 챔프전 진출에 대한 기쁨이 컸다. 김연경은 "또 한 번의 기회가 왔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을 했는데, 이번엔 챔프전 우승이 목표"라고 했다.

2019 아시아선수권에 함께 국가대표로 발탁된 양효진(왼쪽)과 김연경. 연합뉴스

2019 아시아선수권에 함께 국가대표로 발탁된 양효진(왼쪽)과 김연경. 연합뉴스

현대건설엔 김연경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가 있다. 바로 양효진이다. 2년 선후배인 두 사람은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없다. 지난 시즌 뒤 현대건설이 FA 김연경 영입을 시도했으나, 흥국생명에 남았다. 다만 국가대표팀에선 2007년부터 10년 동안 방을 같이 썼다. 올림픽에도 3번이나 같이 출전했고, 2020 도쿄올림픽 이후엔 나란히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치열한 승부 뒤 하트를 주고받고, OTT 계정까지 공유하는 '절친'이다. 그런 두 사람이 처음으로 챔프전에서 만나게 됐다.

김연경은 정관장전 승리 이후 양효진과의 통화 내용을 이야기했다. 김연경은 "경기 전에 효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개인적으로 팬으로선 언니를 응원한다'면서도 팀으로 봤을 땐 정관장을 응원하는 거 같았다"며 "'야, 오늘 이기고 수원 간다'고 했는데 이뤄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빅매치가 될 거 같다"고 웃었다.

흥국생명은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선 4승 2패로 앞섰다. 특히 5·6라운드는 3-0 완승을 거뒀다. 김연경은 "자신감은 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나 챔프전으로 가 선수들끼리 더욱 끈끈해졌다. 힘든 걸 잘 이겨냈으니, 챔프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양효진의 별명은 '블로퀸(블로킹+퀸) 또는 '거미손'이다. 통산 최다 득점 및 블로킹 기록을 갖고 있고,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도 블로킹 2위다. 1m90㎝의 큰 키를 살려 세터가 높게 준 공을 빈 곳으로 때리는 중앙 오픈 공격도 일품이다. 날개공격수보다 공격횟수가 적은 미들블로커임에도 득점 9위에 올랐다. 국내 선수 중에선 김연경에 이은 두 번째다. 둘은 이미 투표가 완료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 경쟁자이기도 하다.

김연경을 그나마 제일 잘 막은 팀이 현대건설이기도 하다. 김연경은 정규시즌 공격성공률 44.98%를 기록했으나 현대건설전에선 42.69%에 머물렀다. 김연경을 상대로 가장 높은 블로킹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도 양효진(18.18%·22회 시도 4회 성공)이다.

김연경(오른쪽)의 공격을 가로막는 현대건설 양효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김연경(오른쪽)의 공격을 가로막는 현대건설 양효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양효진 역시 우승이 간절하다. 정규시즌 1위를 두 번이나 차지하고도 챔프전이 무산된 아픔을 겪어서다. 19~20시즌엔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됐고, 21~22시즌에도 정규시즌은 마쳤으나 여자부 포스트시즌은 치러지지 않았다. 시즌 막바지 어깨 통증으로 일상 생활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투지를 발휘한 양효진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 마지막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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