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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 소방수' 황선홍, 갈등 봉합+원정승 두 마리 토끼 다 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소방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한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소방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한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컸다."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대표팀의 '소방수' 임무를 마친 황선홍 임시 감독이 태국전 승리 소감을 밝혔다. 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이재성(마인츠), 손흥민(토트넘), 박진섭(전북)의 연속골에 힘 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졸전으로 4강 탈락한 데 이어 손흥민-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내분 논란에 휩싸였던 대표팀은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황 감독은 원래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이지만, 흔들리는 대표팀을 바로잡기 위해 이달 태국과의 2연전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린 태국과의 대회 3차전에선 1-1로 비겨 여론의 질타를 받은 황선홍호는 이날 다득점 승리를 거두며 경기력 논란도 털어냈다.

태국과의 홈경기에서 이강인을 교체 투입한 황 감독은 이날 이강인을 선발로 기용했다. 용병술은 적중했다. 이강인은 손흥민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합작골은 대표팀 갈등을 봉합하는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황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승부, 원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와주셨다. 응원해주신 팬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승리로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면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시 감독으로 두 경기를 치르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선 "하루를 준비하고 1차전을 치른 것, 유럽에서 오는 선수들과 함께 모든 것을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뛸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서울에서도 오늘 경기에 사이클을 맞췄다"면서 "하지만 선수들의 의지가 없었다면 어려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컸다"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마지막까지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선수들이 능력이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플레이하는 게 급선무였다. 결과와 상관없이 밸런스를 맞추면서 편안하게 경기하기를 원했는데 그런 부분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다시 파리올림픽을 준비 모드로 복귀하는 황 감독은 "지도자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갈 길이 멀다. 주어진 임무에 충실할 뿐"이라면서 "오늘로 (A대표팀 업무를) 정리하고, 이제 고생하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돌아가고 싶다. 잘 준비해서 올림픽 예선(U-23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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