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타니 “통역사가 돈 훔치고 거짓말” 도박 연루설 일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오타니와 통역 미즈하라(오른쪽). 오타니는 불법 도박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오타니와 통역 미즈하라(오른쪽). 오타니는 불법 도박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통역의 불법 스포츠도박과 자금 횡령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의도적으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면서 “내가 믿은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고 충격적이다. 지금의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주 열린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기간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 사실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미즈하라는 특히 2021년부터 수십 억원대의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고,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훔쳐 도박 자금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LA의 도박업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 6년간 미즈하라와 동고동락했던 오타니는 즉각 통역을 고소했고, 다저스 구단은 미즈하라를 해고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오타니의 도박 가담 여부에도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미즈하라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에게 지난해 도박 빚 문제를 털어놨고, 오타니가 450만 달러(약 60억원) 정도의 빚을 갚아줬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오타니는 “나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 또, 나와 계속 소통해왔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제 올 시즌이 개막하는 만큼 이 문제는 앞으로 변호사들이 처리할 것이다. 나는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쏠린 이날 기자회견은 다저스와 LA 에인절스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열렸다. 질의응답은 없었고, 오타니가 미리 준비한 원고를 12분간 읽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통역은 일본 태생의 윌 아이레턴이 맡았다. 아이레턴은 과거 다저스에서 뛰었던 마에다 켄타의 통역으로 일했다. 미국 언론은 이날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오타니의 기자회견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