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자폭테러…中일대일로 사업 노동자 5명 사망

자살폭탄 테러로 중국인 노동자 5명과 파키스탄인 운전기사 등 6명이 숨진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 샹글라 지역의 사고 현장을 26일 파키스탄 경찰들이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중국 국적자 5명을 포함해 6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샹글라 지역의 카라코람 고속도로에서 한 괴한이 폭발물을 실은 차로 13대 차량 행렬에 돌진했다. 이 공격으로 차량 한 대가 폭발하면서 불이 붙은 채 협곡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 차량에 탄 중국 국적자 5명과 파키스탄인 운전사가 숨졌다.

바하트 자히르 현지 경찰서장은 숨진 중국인들은 파키스탄 최대 수력발전 프로젝트인 다수(Dasu) 수력발전 댐으로 가던 건설 노동자와 기술자들이라고 덧붙였다.

자살폭탄 테러로 중국인 노동자 5명과 파키스탄인 운전기사 등 6명이 숨진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 샹글라 지역의 사고 현장을 26일 파키스탄 경찰들이 조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 차량 행렬은 중국 업체가 건설중인 다수댐 현장으로 가던 중이었고 파키스탄 군 차량 5대가 호송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모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번 테러 공격을 비판했다. 이어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재 중국 대사관을 찾아 장짜이둥 대사에게 이번 공격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샹글라 지역에서는 중국인 수천 명이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건설 사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의 일환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CPEC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중국 노동자들을 겨냥한 공격이 끊이지 않았다.

2021년에는 다수 수력발전 댐 건설 현장으로 향하던 버스 한 대가 폭탄 공격을 당해 중국인 9명을 포함한 13명이 사망했다.

중국은 이로 인해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었다. 파키스탄은 이후 보안을 강화했지만 공격을 근절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샹글라 지역 자폭테러는 파키스탄군이 지난 20일 남서부 발루치스탄 과다르항 시설을 공격하려던 발루치족 분리주의 무장조직 발루치스탄해방군(BLA) 소속원 8명을 사살한 지 엿새 만에 일어났다.

CPEC 사업에 포함된 과다르항 확충에도 중국 자본이 투입됐다. BLA 등 발루치족은 CPEC 사업과 관련한 일자리가 대부분 외부인에게 돌아가는 등 사업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