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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 65일, 광주비엔날레 86일...올가을 '예술 대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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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 참여작가인 송천 스님(60)의 '보국사 삼세여래후불탱'(2016).[사진 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참여작가인 송천 스님(60)의 '보국사 삼세여래후불탱'(2016).[사진 부산비엔날레]

올해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인 노엘 앤더스의 설치작품 'Co-Loss-Us'(2023)[사진 광주비엔날레]

올해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인 노엘 앤더스의 설치작품 'Co-Loss-Us'(2023)[사진 광주비엔날레]

오는 가을 부산과 광주 두 도시가 '예술'로 채워진다. 부산비엔날레가 오는 8월 17일 개막해 65일간 이어지고, 광주비엔날레가 9월 7일 개막해 86일간 열린다. 부산과 광주 두 도시에서 동시에 대규모 국제 미술축제가 두 달 이상 이어지는 것. 이 가운데 서울에서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서울이 9월 4~7일, 국내 대표 아트페어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가 9월 4~8일 열린다. 두 비엔날레와 국제 규모의 미술시장이 세 도시에서 함께 펼쳐져 역동하는 한국 미술이 세계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비엔날레 8월 17일 개막 #'여둠에서 보기' 주제로 열러 #광주비엔날레 9월 7일 개막 #

부산비엔날레, '해적'에서 영감을?  

올해 부산비엔날레를 이끄는 필리 피로트, 베라 메이 예술감독. [뉴시스]

올해 부산비엔날레를 이끄는 필리 피로트, 베라 메이 예술감독. [뉴시스]

부산비엔날레 참여작가 중 한 명인 세네갈 출신의 셰이크 은디아예의 작품. [사진 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참여작가 중 한 명인 세네갈 출신의 셰이크 은디아예의 작품. [사진 부산비엔날레]

골록흐 나피시와 아마달리 카디바의 퍼포먼스 '우리가 상상하는 도시'의 한장면. [사진 부산비엔날레]

골록흐 나피시와 아마달리 카디바의 퍼포먼스 '우리가 상상하는 도시'의 한장면. [사진 부산비엔날레]

2024 부산비엔날레 공식포스터. [사진 각 비엔날레]

2024 부산비엔날레 공식포스터. [사진 각 비엔날레]

우선 8월 17일 개막해 10월 20일까지 이어지는 부산비엔날레는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를 주제로, 벨기에 출신의 필립 피로트, 뉴질랜드 출신의 베라 메이 두 예술감독이 전시를 이끈다. 피로트 감독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미술대학 미술사 교수로, 캐나다 몬트리올 비엔날레 전시감독(2016),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2017)를 역임했다. 베라 메이 감독은 뉴질랜드 출신으로 오클랜드 시립 공공갤러리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26일 열린 간담회에서 전시에 영감을 준 것으로 '해적'과 '불교'라는 키워드를 꼽았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저서『해적 계몽주의』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메이 예술감독은 "'해적'은 해양을 배경으로 언어·문화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이룬 공동체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공동체를 위해 서로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했던 이들에게 시각적 언어와 더불어 스토리텔링이 중요했다는 점에 착안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가 풍부하고 개방적이면서도 '다양성'을 포용했던 '불교'에서도 전시의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참여 작가들 면면도 다채롭다. 이를테면 골록흐 나피시와 아마달리 카디바는 이란 태생으로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듀오 작가다.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지 도시의 공동체를 먼저 만나보고 함께 작업한다는 이들이 부산에서는 어떤 작업을 내놓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래된 오브제를 활용하며 회화와 설치 작업을 함께 하는 세네갈 작가인 셰이크 은디아예도 참여한다. 베트남 하노이 출신으로 베트남의 역사를 추상적으로 표현해온 응우엔 프엉 린과 투엉 꾸에 치 듀오 작가, 뉴질랜드 통가 출신 존 베아도 작품을 선보인다.

국내 작가 중에선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인 송천 스님이 참여하는 점도 눈에 띈다. 피로트 감독은 "송천 스님은 전통적인 기법으로 창작하지만, 그의 예술적 실천은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면이 강하다"면서 "이번 비엔날레에 가로 10m의 초대형 회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시에는 한국 작가 방정아와 이두원, 윤석남, 정유진이 참여한다. 또 가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트레이시 나 코우쉬 톰슨 등이 참여한다. 전체 참여작가 명단은 5월에 발표한다.

올해 부산비엔날레는 기존 전시 장소로 쓰였던 부산현대미술관 외에도 부산 중앙동의 현대빌딩과 동구 초량의 1960년대 2층 가옥인 초량재 등 지금은 쓰이지 않는 건물들을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김성연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부산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방문객과 가족 단위 관람객이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예년보다 전시 일정을 2주 가량 앞당겼다"고 밝혔다.

광주비엔날레 "오페라 같은 전시"

니콜라 부리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연합뉴스]

니콜라 부리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연합뉴스]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맥스 후퍼 슈나이더의 설치 작품. [사진 광주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맥스 후퍼 슈나이더의 설치 작품. [사진 광주비엔날레]

2024 광주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사진 광주비엔날레]

2024 광주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사진 광주비엔날레]

9월 7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프랑스 출신의 니콜라 부리오가 예술감독을 맡아 전시를 준비했다. 부리오는 몽펠리에 현대미술관 관장을 역임하고, 영국 테이트 현대미술관 굴벤키언 큐레이터로 활약했다. 또 타이페이 비엔날레 '위대한 가속', 아테네 비엔날레 '모노드롬', 이스탄불 비엔날레 '일곱 번째 대륙'과 '행성B. 기후변화와 새로운 숭고함' 전시를 이끈 바 있다.

부리오 예술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광주비엔날레엔 30개국 7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고 소개했다. 광주비엔날레는 '판소리, 모두의 울림'을 주제로 소리와 스토리에 방점을 찍어 "오페라적인 전시"를 내세웠다. 부리오 감독은 "판소리를 소리와 이야기가 결합한 하나의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면 이번 전시는 소리와 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오페라와 같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참여 작가는 모두 생존 작가이며, 이중 여성 작가가 43명이다. 한국 작가 비중은 15%(11명)이다. 부리오 감독은 "일부러 여성 작가를 더 많이 뽑은 것은 아니고 시대적 흐름이 반영된 것 같다"며 "대다수 작품은 이번 비엔날레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작가로는 최하늘과 김영은, 권혜원, 이예인, 미미 박 등이 참여하며 해외 작가로는 마르게리트 위모, 아몰 K. 파틸, 캔디스 윌리엄스 등이 참여한다.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필립 파레노도 광주비엔날레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외에도 광주 양림동의 옛 파출소와 빈집 등 도시의 역사가 배어 있는 공간을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도시 곳곳 장소에서 열리는 파빌리온 전시에도 30여 개국이 참여해 자국 작가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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