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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상업지역 강남 수준으로 늘려"...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방식 적용

중앙일보

입력

총량제 규제를 풀어 서울 강북권 상업지역 면적을 강남 수준으로 확대한다. 강북권 대규모 노는 땅에는 사업 시행자가 원하는 용도와 규모를 자유롭게 제안하는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제'를 도입한다.

서울 지역 최초 상업지역 총량제 폐지, #대규모 유휴지에 화이트사이트 적용 등 #가용카드 총동원에 강북 개조에 투입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계획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강북권 등 비강남지역을 강남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지난 2월 발표한 '서남권 대개조'방안이 준공업지역 해제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강북권 대개조는 상업지역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 지역 개발을 위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프로젝트를 설명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상업지역 총량제 제외와 재건축 인센티브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강북 지역을 강남 못잖게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사진 서울시

서울 강북 지역 개발을 위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프로젝트를 설명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상업지역 총량제 제외와 재건축 인센티브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강북 지역을 강남 못잖게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사진 서울시

강북권은 동북권(강북‧광진‧노원‧도봉‧동대문‧성동‧성북‧중랑)과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을 합친 총 11개 자치구를 말한다. 넓은 지역과 많은 인구를 자랑하지만, 상업시설 면적은 동북(341.1만㎡)과 서북(176.2만㎡) 모두 도심권(814.8만㎡)이나 동남권(627.1만㎡)에 크게 뒤처진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시는 우선 서울에 설정된 '상업지역 총량제(1.92㎢)'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강북권 상업지역을 지금보다 2~3배로 키워, 강남권과 비슷하게 만들기로 했다. 오 시장은 "강북 시민 요청에 따라 상업지역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이런 방안은 올 하반기에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개발방식 적용  

시는 또 일자리 창출과 기업 유치를 위해 강북권 대규모 유휴부지에 '화이트 사이트(White Site·균형발전 사전협상제)'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화이트 사이트는 기존 도시계획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시행자가 원하는 용도·규모로 개발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싱가포르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가 이런 방식으로 지었다. 화이트 사이트 적용 대상은 강북권 내 차량기지와 터미널·공공유휴부지 등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기업을 유치하면 최대 상업지역으로 종(種)상향과 용적률 1.2배 적용, 공공기여 완화(60→50% 이하) 등 혜택을 준다.

예를 들어 노원구 창동차량기지 이전부지(25만㎡)는 Bio-ICT 산업클러스터로, 도봉구 NH농협 부지(3만㎡) 일대는 주거‧판매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수색 차량기지와 상암DMC 일대는 서울대관람차‧미디어전시 등 K-컬쳐공간으로 꾸민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도 완화한다. 서울에서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 가운데 46%(33만6514가구)가 강북권에 모여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30년이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게 하고, 정비계획 입안 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기존 신통 기획보다 사업 기간을 1년 정도 단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상계·중계동 일대 낡은 대단지 아파트를 신도시처럼 바꿀 계획이다.

서울 강북지역 재개발 공사 현장. 사진 삼성물산

서울 강북지역 재개발 공사 현장. 사진 삼성물산

재개발 요건 낮춰 개발가능지역 2.8배 이상 확대
용적률도 늘린다. 역세권 350m 이내 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공공 기여량을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높은 용적률 탓에 재건축이 불가능했던 65개 단지, 4만 2000여 가구에 용적률을 1.2배 상향(280%→360%)해 사업추진을 돕는다. 재개발 요건인 노후도도 현행 전체 건축물의 67%에서 60%로 완화하고 폭 6m 미만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노후 저층 주거지도 재개발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낡은 주택이 몰려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연합뉴스

낡은 주택이 몰려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연합뉴스

서울시는 이렇게 하면 강북지역 개발가능지역이 현재 286만㎡에서 800만㎡로 2.8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높이 제한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연경관‧고도지구는 '산자락 모아타운'으로 특화 정비하고 자연경관지구는 기존 3층에서 약 7층(20m)까지, 고도지구는 20m에서 최대 45m까지 높일 방침이다.

오 시장은 "강북권이 일자리와 경제가 살아나고 활력이 넘치는 신경제도시가 되도록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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