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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나 없어도 되는 재판, 검찰이 야당대표 손발 묶으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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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2주 만에 재판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굳은 표정으로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이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뇌물·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선거 일정을 이유로 재판에 지각하거나 불출석했다. 12일 재판에는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이유로 오전 재판에 불출석한 뒤 오후에 지각 출석했다. 19일 재판은 강원 지역에 유세를 간다며 불출석했다. 2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도 불출석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재판부가 “강제소환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선거를 15일 앞둔 이날 재판에 출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재판 출석 전, 이 대표는 서울 아현역에서 서대문갑의 김동아 후보를 지원 유세했다. 김 후보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 의혹 변호를 맡은 이력 때문에 ‘대장동 변호사’로 불린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검찰이 정치하다 보니 굳이 제가 없어도 되는 재판을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서 재판에 가는 길”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유동규의 검찰 신문과 제 반대 신문이 끝나고 지금은 정진상 피고인의 반대신문을 하는 시기라 저는 종일 남 재판을 구경하는 시기”라며 “야당 대표의 손발을 묶고 싶어하는 것이고, 검찰 독재국가의 일면”이라고 비판했다.

오전에 출연한 방송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서는 당 공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갭 투기 의혹을 받는 데다, 당에 재산을 허위로 신고한 이영선 변호사의 세종갑 공천을 취소한 것에 대해 “한 석으로 국회 우열이 결판나기도 해 치명적일 수 있지만, 국민이 보상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 공천 취소로 이 지역에서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는 ‘반(反)명’ 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에 대해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심판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데 아직 판단을 못 하겠다”며 “김 후보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 강북을 공천에 대해서 이 대표는 “강북을은 정봉주 전 의원이 탈락했을 때 원래 순서가 한민수 후보였다”며 “다만 당시 한 후보를 경선 대상으로 택하면 친명에게 기회를 줬다고 할까 봐 배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어떻게 보면 역차별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22일 이 지역에 공천된 조수진 변호사가 성범죄 가해자 변호 방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후보 등록 마감일에 공천장을 받았다.

이 대표는 조국혁신당에 대해 “민주당이 담지 못하는 것을 담는 새로운 그릇”이라며 “충분한 역할을 잘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경쟁 구도”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독자적 1당, 과반을 해야 하고 국민은 다 판단할 역량이 있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지하철 아현역에서 김동아 후보와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지하철 아현역에서 김동아 후보와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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