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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세리 키즈’ 신지애 “바람이 야속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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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박세리 키즈’ 신지애가 LPGA 박세리 챔피언십에서 7언더파 277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25일 최종라운드 3번홀 버디 직후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는 신지애. [AP=연합뉴스]

‘박세리 키즈’ 신지애가 LPGA 박세리 챔피언십에서 7언더파 277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25일 최종라운드 3번홀 버디 직후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는 신지애. [AP=연합뉴스]

오는 7월 파리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노력 중인 신지애(36)가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물러났다.

신지애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팔로스 버디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어 합계 7언더파 277타 공동 5위에 올랐다. 마지막 날 합계 9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했지만, 막판에 퍼트가 따라주지 않아 우승을 놓쳤다.

이번 대회는 LPGA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선수의 이름이 들어가 화제가 됐다. 통산 25승을 거둔 ‘골프 여왕’ 박세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올해부터 대회명을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에서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으로 바꿨다.

사실 신지애는 이 대회 출전권이 없었다. 현재 LPGA 투어가 아니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지애는 절친한 선배 박세리에게 특별히 초청을 부탁했고, 박세리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신지애의 출전이 성사됐다.

1988년생으로 어릴 적 박세리가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장면을 보면서 꿈을 키운 ‘박세리 키즈’ 중 한 명인 신지애는 3라운드에서 타수를 크게 줄였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 9언더파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특히 전반 3번 홀(파4)부터 7번 홀(파5)까지 5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샷 감각이 좋았다.

그러나 마지막 날 경기 흐름은 3라운드와 달랐다. 파4 1번 홀과 2번 홀에서 잇달아 타수를 잃었다. 이어 버디 2개로 실수를 만회했지만, 12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한 뒤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신지애의 올해 목표는 파리올림픽 출전이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서 올해 호주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싱가포르·미국 등을 거치면서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는 중이다. 파리올림픽은 6월 24일 기준 세계랭킹으로 출전 선수를 정한다. 일단 15위 안에 들어야 출전 가능성이 열린다. 신지애의 현재 순위는 18위다. 다른 한국 선수 중엔 고진영이 6위, 김효주가 9위, 양희영이 14위다.

이번 대회에서 5위를 기록해 세계랭킹을 다시 끌어올린 신지애는 “박세리 선배님이 처음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해 자랑스럽다”면서 “오늘은 아쉽게도 바람이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도 많은 대회가 남은 만큼 오늘의 경험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미국의 넬리 코다가 차지했다. 코다는 라이언 오툴(미국)과 함께 합계 9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1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원)다.

코다는 “박세리는 주변의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다. 나 역시 그 영감을 받았다.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던 박세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하다니 놀랍기만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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