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미흡” vs “관광 핫플”… 나주 ‘도깨비’ 촬영장 철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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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와 ‘주몽’ 등 20여편이 촬영된 전남 나주의 영상테마파크 내 고구려궁 전경. 2007년 조성된 드라마세트장 철거를 놓고 찬반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 나주시]

드라마 ‘도깨비’와 ‘주몽’ 등 20여편이 촬영된 전남 나주의 영상테마파크 내 고구려궁 전경. 2007년 조성된 드라마세트장 철거를 놓고 찬반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 나주시]

드라마 ‘도깨비’와 ‘주몽’ 등이 촬영된 전남 나주의 드라마세트장 철거를 놓고 찬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나주시가 안전성과 역사성 미흡 등을 근거로 철거에 들어가자 일부 시민단체가 “핵심시설인 ‘고구려궁’이라도 재활용해 존치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25일 나주시에 따르면 나주 영상테마파크 내 ‘고구려궁’ 드라마세트장 철거 여부가 다음달 중순쯤 결정된다. 철거 찬성 측과 반대 측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도출된 정책 권고안을 나주시가 수용하는 방식이다.

나주 영상테마파크는 전남도가 추진 중인 ‘남도 의병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고구려궁을 제외한 시설물은 대부분 철거된 상태다.

나주 영상테마파크는 2007년 드라마 ‘주몽’의 촬영장으로 조성됐다. 137억원이 투입된 시설에선 주몽을 시작으로 드라마 ‘도깨비’ ‘태왕사신기’ ‘이산’과 영화 ‘신과 함께’ ‘해적’ 등 20여편이 촬영됐다. 개장 직후 2년간 200만명이 찾은 영상테마파크는 지난해까지 17년간 매년 수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고구려궁 철거 갈등은 지난해 6월 영상테마파크 철거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리면서 시작됐다. 철거 문구를 본 시민단체 측이 “관광 핫플레이스인 고구려궁을 존치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도깨비와 주몽 등 드라마와 영화의 중요 장면이 촬영된 ‘고구려궁’은 나주 영상테마파크(140만㎡)의 핵심시설로 꼽혀왔다.

나주시 등은 안전성과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1만6000㎡ 규모인 고구려궁을 철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건물 노후화로 매년 4억원이 넘는 적자가 쌓여가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한다.

나주시 관계자는 “2022년 시설물 정밀안전 진단 결과 종합 C등급을 받았고, 일부 건축물은 노후화로 D등급 판정이 나올 만큼 구조물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와 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철거 반대 측은 의병박물관을 짓더라도 고구려궁을 남겨 관광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주 영상테마파크가 단순한 드라마 촬영장이 아닌, 고구려 건국 역사가 담긴 테마공원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세트장 개장 후 “옛 고구려의 모습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은 점 등도 강조하고 있다.

철거 찬반 논란은 지난 14일 열린 ‘고구려궁 존치·철거 관련 대시민 토론회’에서도 빚어졌다. 이날 고구려궁 존치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측 참가자들은 “기존 건축물을 존치·활용해 남도 의병역사박물관과 시너지를 내는 방안으로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철거 찬성 측 전문가는 “2022년 전남도 정밀안전점검 결과를 토대로 고구려궁 하부 구조물 콘크리트 강도와 탄산화 조사, 결함 조사결과 등을 고려할 때 철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일원에 들어설 남도 의병역사박물관은 36만3686㎡(약 11만평) 부지에 연면적 6884㎡ 규모로 건립된다. 2025년 말 준공 예정인 시설에는 남도의병의 구국 의지를 기릴 전시·체험·교육 공간이 조성된다.

나주시 관계자는 “나주 영상테마파크 부지는 의병박물관 조성 사업 대상지 공모 당시 8개 시·군 중 1순위로 선정된 만큼 기존 테마파크를 넘어서는 관광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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