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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대 교수 433명 사직서…정부 대화 시도에도 전국서 줄사표

중앙일보

입력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울산대 의과대학 교수 4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고대로 집단 사직에 나섰다.

이날 울산대에 따르면 울산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를 넘겨 교수 433명의 사직서를 대학 측에 제출했다.

울산의대 3개 수련병원에는 총 767명(서울아산병원 528명·울산대병원 151명·강릉아산병원 88명)의 전임교수가 재직하고 있다. 겸임교수까지 합한 총 교원 수는 1000명에 달한다.

비대위는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으로 초래된 지난 한 달간의 의료 파행으로 중환자와 응급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교수들의 정신적·육체적 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국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교수직을 포기하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며 “정부는 근거 없는 증원을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도 의대 교수 233명 중 93명이 이날 이미 교수협의회에 사직서를 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직서 제출 숫자는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6시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 규모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에서도 교수 정원이 10명인 필수의료과목에서 8명이 지난주 사직서를 제출했다.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의 전임·임상교수들은 이날 아침 안암병원 메디힐홀·구로병원 새롬교육관·안산병원 로제타홀에서 각각 모여 온라인 총회를 연 뒤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대병원 교수는 4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제출할 예정이다.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총회 후 “앞서 1400명 교수 가운데 900여명이 답변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정부는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늦추고 의사들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의대 교수들은 ‘2000명 증원 백지화’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며 예고한 대로 이날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들의 사직과 진료시간 축소를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은“정부에 의한 입학 정원과 정원 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번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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