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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산림 말라 죽인다…1마리당 2만원 포상금 걸린 불청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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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월군 영월읍 장릉 일대가 최근 민물가마우지 떼의 등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월군 관계자가 드론을 날려 가마우지를 내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영월군]

강원 영월군 영월읍 장릉 일대가 최근 민물가마우지 떼의 등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월군 관계자가 드론을 날려 가마우지를 내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영월군]

민물가마우지 70여 마리 몰려다녀 

비운의 왕,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능(陵)이 있는 강원 영월군 영월읍 장릉 일대가 민물가마우지 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겨울 철새에서 텃새가 된 민물가마우지 때문에 장릉 주변 산림이 말라 죽고 어족 자원도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25일 영월군 등에 따르면 가마우지 떼는 장릉에서 500m 떨어진 한 야산에 둥지를 틀었다. 현재 이곳 나무는 가마우지 배설물로 가지가 하얗게(백화현상) 변했고,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강한 산성인 가마우지 배설물이 나뭇잎과 가지에 쌓이면서 광합성을 방해, 나무가 고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먹성이 좋은 가마우지가 장릉 인근 저수지에서 먹이활동을 하면서 붕어와 잉어ㆍ매기 등 각종 민물고기 보고인 저수지까지 황폐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가마우지는 하루 평균 물고기 700g을, 번식기에는 1㎏을 먹는다. 몸길이가 최대 90㎝인 가마우지는 물 위에서 헤엄을 치면서 물고기를 발견하면 잠수해 잡는다. 잡은 물고기는 물 위로 올라와서 먹는다. 목구멍이 유연해서 커다란 물고기도 쉽게 삼킬 수 있다.

가마우지 개체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영월군이 이달 초 드론을 활용해 가마우지 개체 수를 확인했을 땐 30여 마리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다시 한번 개체 수를 확인했더니 70마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 영월군 영월읍 장릉 일대가 최근 민물가마우지 떼의 등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영월군]

강원 영월군 영월읍 장릉 일대가 최근 민물가마우지 떼의 등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영월군]

1마리당 2만원 포상금 지급 계획 

가마우지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세계문화유산인 장릉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최근 영월군과 영월군의회에 “가마우지 울음소리와 배설물 때문에 소음과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며 적극적인 처리 방안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영월군은 지난 21일 10㎏ 무게의 중형 드론 1대를 띄워 가마우지 떼를 쫓아냈다. 하지만 드론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쳐 총기를 활용해 포획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총기 포획이 허용돼 영월군은 경찰에 총기 사용 허가를 요청한 상태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포획단을 만나 포획 방안도 협의했다. 총기 사용이 허가되면 포수 2명이 공기총으로 가마우지를 포획하게 된다. 1마리당 포상금으로 2만원을 지급한다.

김용수 환경위생과장은 “가마우지가 몰리기 시작해 여러 차례 드론을 날려 쫓아내 봤지만 결국 다시 돌아왔다”며 “주민 불편은 물론 저수지와 인근 지역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는 만큼 경찰과 협의해 적극 포획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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