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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중증 심부전 환자, 이식 어려울 땐 좌심실 보조장치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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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전문의 칼럼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몸 전체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다. 65세 이상 입원의 주원인으로, 진단 후 50%는 5년 내 사망한다.

심부전 원인 질환에는 관상동맥 질환, 고혈압, 심방세동·심장판막 질환, 심근병증 등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심부전 진료비는 2017년

1270억원에서 2021년 2070억원으로 62% 증가했으며 연평균 15%씩 늘었다. 다행인 건 심부전의 치료 결과를 현저히 좋게 해주는 약제와 시술, 수술법이 개발됐다는 점이다. 적절히 치료받으면 큰 지장 없이 오래 살 수 있다.

심부전 약제에는 발사르탄·사쿠비트릴·베타 차단제·SGLT-2 억제제·이바브라딘·이뇨제 등이 있다. 진단 때뿐 아니라 증상이 나아진 후에도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아야 재발·악화를 막는다. 심부전 원인 질환에 따라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이나 판막 시술과 같은 내과 시술, 외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동반된 부정맥 유형에 따라 심장 재동기화 치료나 삽입형 제세동기 시술을 한다.

최대한의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하면 중증 심부전으로 진단한다. 심부전 악화로 6개월 내 1회 이상 또는 1년 내 2회 이상 입원이나 갑작스러운 응급실·외래 방문을 한 병력이면 해당한다. 여러 약물·시술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심장이식을 고려한다. 하지만 대기 기간이 길고, 고령·동반 질환으로 이식이 어려우면 좌심실 보조장치(LVAD)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좌심실 기능이 저하된 중증 심부전 환자의 심장에 펌프를 삽입하는 것이다. 양수기와 같은 원리로, 대동맥을 통해 전신에 피를 공급하도록 돕는 수술적 치료다.

심부전 LVAD 치료는 순환기내과·흉부외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신경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등 여러 임상 과가 협진해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수술 이후 안정기까지 단계적 치료를 제공하는 것도 포함된다. 특히 고령의 고위험군 환자에게서 LVAD 수술 및 이후 심장이식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수술과 수술 후 관리를 잘할 수 있는 맞춤·밀착형 다학제 팀 역할이 커졌다.

심장병은 오랜 기간 관리해야 하므로 심부전 전문가와 치료 계획을 잘 세우고, 자신에게 맞는 약제와 용량을 최적화해야 한다. 환자 스스로 질병을 이해하고,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면서 생활 습관을 조절하면 입원하지 않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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