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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클락 시범시행에도 시간 단축 효과 입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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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024년 시범 시행되는 피치클락. 연합뉴스

2024년 시범 시행되는 피치클락. 연합뉴스

시간 단축 효과는 확실하다. 시범 시행이지만 피치클락 도입이 경기 시간을 확실하게 줄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자동 볼판정 시스템(ABS),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그리고 피치클락 규정을 도입했다. 다만 피치클락은 후반기 시행을 고민하다 내년으로 미뤘다.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 감독, 선수 등이 갑작스럽게 많은 규정이 바뀐 탓에 힘들어했기 때문이었다. 2024시즌에는 규정은 그대로 적용하되 타자에게는 스트라이크, 투수에게는 볼이 주어지는 대신 플레이 완료 후 구두 경고하기로 했다.

23일 열린 정규시즌 개막전에선 46차례 위반이 일어났다. 특히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인천 경기에선 23회 기록됐다.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은 8회, SSG 선발 김광현은 5회 기록했다. 주자가 없을 때(18초)는 딱 한 번 기록됐고, 나머지는 주자가 있을 때(23초) 위반했다. 롯데는 타자도 4회나 기록하는 등 총 14회를 기록했다. 사실상 피치클락을 신경쓰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튿날 경기에서도 두 팀은 31회나 시간을 넘겼다.

하지만 나머지 팀들은 피치클락을 대체로 준수했다. 개막전에선 한화 이글스가 7회 기록했을 뿐 나머지 팀들은 1~4회 위반에 그쳤다. KT 위즈는 한 번도 제한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올 시즌 후반기 도입을 예상하고 타격 루틴을 수정하거나 투구 동작을 간결하게 하는 등 준비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4년 시범 시행되는 피치클락. 뉴스1

2024년 시범 시행되는 피치클락. 뉴스1

시간 단축 효과는 확실했다. 개막전 5경기 평균 소요시간은 2시간 57분이었다. 인천 경기는 홈팀 SSG의 9회 말 공격을 하지 않고도 3시간 24분이 걸렸지만, 나머지 경기는 9회 기준 2시간대를 기록했다. 수원 KT-삼성전은 연장전(10회)을 치렀지만, 인천보다 짧은 3시간 19분만에 종료됐다.  24일 경기를 포함한 개막 2연전엔 3시간 9분이 소요됐다. 지난해 시즌 전체 평균(3시간 16분)보다 7분 줄었다. 이미 시범경기에서도 19분 단축 효과를 봤다.

KBO리그가 피치클락을 도입한 건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거둔 효과 덕분이다. MLB 사무국은 마이너리그 시험 적용 이후 지난해부터 피치클락을 가동했다. 투수의 투구판 이탈 및 견제구 제한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 2022년 평균 경기시간(3시간 4분)보다 24분이나 줄어든 2시간 40분을 기록했다.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시리즈에서는 피치클락 위반으로 인한 자동 스트라이크와 볼로 삼진이나 볼넷이 나왔지만, 선수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현장의 목소리도 일리가 있다. MLB와 달리 KBO리그는 아직 피치컴이 쓰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피치컴은 포수가 팔목에 차는 밴드로 사인을 내면, 투수와 야수들이 쓰는 모자 안 송신기를 통해 전달된다. 사인교환 시간이 줄어든다. MLB에서 경험한 류현진도 "피치컴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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