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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수시 특채 늘린다…학교·전공 스펙보다 중요한 능력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송봉근 기자

송봉근 기자

최근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신규 채용을 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가 학력 등 스펙보다 직무 관련 경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론 '실무형 인재'를 뽑기 위한 수시 특채와 경력직 채용이 더 늘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정기공채’만 시행 기업, 1%뿐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에 응한 315개 기업의 79%는 지난해 하반기 정기공채와 수시특채를 모두 운영했다고 밝혔다. 정기공채만 시행한 곳은 1%에 불과한 반면, 수시특채만 시행한 곳은 20%에 달했다. 특히 많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수시특채(81.6%) 방식의 경력직(70.8%) 채용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채용 시 평가 기준은 ‘학교·전공·학점 등 스펙’(36.2%)보다 ‘직무경험·경력 등 직무 능력’(96.2%)을 중요시한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채용 전형도 서류·필기(7.9%)보다 면접(92.1%) 중심으로 채용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실제로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매달 하나의 직무를 선정해 포지션을 제안하는 ‘이달의 채용’ 방식을 통해 직무 능력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신입 공채를 진행하는 네이버는 직무별 현직자 인터뷰를 취업준비생들에게 제공해 업무 내용과 필요한 역량과 경험 등을 상세하게 전달하고 있다.

기업 74% “3~6개월 장기 프로젝트 중요”

같은 맥락에서 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취업 지원 정책으로 ‘일 경험 기회 지원’을 꼽았다. 구체적인 일 경험 내용으론 3~6개월의 장기 인턴십(74%), 기업 프로젝트 참여·성과 제출(68.9%) 등이 거론됐다. 모두 실무형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방식이다. 반면 단순한 기업 탐방(23.8%)이나 1개월 미만의 단기 인턴십(23.5%)은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챗GPT. 로이터 연합뉴스

챗GPT. 로이터 연합뉴스

미래 채용에서 가장 큰 변화로는 인공지능(AI) 활용을 꼽았다. 다만 청년들이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로 작성한 자기소개서에 대해 응답 기업의 64.1%는 ‘독창성과 창의성이 없어 부정적’이라고 인식했다. 만일 챗GPT를 활용한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전형에서 감점(42.2%) 혹은 불합격(23.2%)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고 응답했다.

기업 75% “조기 퇴사 비용, 2000만원 이상”

기업들의 또 다른 고민은 직원들의 조기 퇴사였다. 조사에 따르면 매년 신규 입사자 중 평균 16.1%는 1년 이내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자 비율은 신입이 57.2%, 경력이 42.8%로 신입이 더 많았다.

조기 퇴사 비용

조기 퇴사 비용

퇴사에 따른 경제적 비용도 상당하다. 응답 기업의 75.6%는 신규 입사자의 조기 퇴사로 인한 손실 비용이 2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특히 13.3%는 6000만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에 응답 기업 대부분(96.2%)은 입사자 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대부분 ‘의사소통 방법 등 조직문화’, ‘회사 비전·목표’ 등 조직 문화 적합성에 집중돼 있다. 응답 기업의 79.4%가 ‘조기 퇴사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할 정도로 중요성을 높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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