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돈 수십억 손댄 통역사, 경력도 대학도 다 가짜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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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 연합뉴스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 연합뉴스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를 받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의 의혹이 커지고 있다. 대학 및 통역 경력도 속였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24일(한국시간) 언론에 공개된 미즈하라의 미국 출신 대학과 MLB에서의 통역 경력이 과장됐거나 부정확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은 먼저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이라는 미즈하라의 출신 대학에 의문을 품는다.

캘리포니아대학 대변인은 디애슬레틱에 "미즈하라 잇페이라는 학생이 재적한 학교 기록은 없다"고 전했다. 학적부에 미즈하라의 다른 이름 또는 그와 비슷한 이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두 번째 의혹은 2010년과 2012년 일본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의 통역으로 활동했다는 미즈하라의 경력이다. 오카지마는 2007∼2011년 보스턴 레드삭스, 2013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뛰었다.
2012년 2월에는 스프링캠프 시작 직전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뉴욕 양키스에서 방출됐다.

미즈하라는 2010년 보스턴에서 통역사로 일하며 MLB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스턴 구단은 23일 취재진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오카지마가 우리 팀에서 뛴 기간 미즈하라가 통역으로 고용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오카지마가 2012년 양키스와 마이너리거로 계약 후 스프링캠프 시작 전 방출당했는데도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전 직장인 LA 에인절스 구단이 펴낸 2019년 미디어 가이드 자료를 보면, 미즈하라는 2012년 스프링캠프에서 오카지마의 통역으로 활동했다고 표기됐다.

서울시리즈에서 오타니(왼쪽)의 옆을 지켰던 미즈타니. 연합뉴스

서울시리즈에서 오타니(왼쪽)의 옆을 지켰던 미즈타니. 연합뉴스

미즈하라는 이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외국인 통역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 팀에서 뛰던 오타니와 인연으로 다시 MLB 에인절스에 진출했다. 21일 서울시리즈 2차전인 샌디에이고 다저스전을 앞두고 해고당하기 전까지 7년 이상 오타니의 절친한 친구이자 통역 노릇을 해왔다.

오타니가 MLB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면서 미즈하라도 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미즈하라의 이력에 의혹이 집중되는 건 불법 도박 및 절도와 관련한 그의 진술 신빙성이 미국 국세청과 MLB 조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여러 종목에 불법 도박을 해 온 미즈하라는 이 사건을 취재한 ESPN에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려고 직접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오타니의 법률 대리인이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절도 피해자라고 반발하자 미즈하라는 원래 주장을 꺾고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사실을 몰랐다고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미즈하라의 도박 빚은 450만달러(약 60억원)다. 오타니가 10년간 7억달러(9400억원)에 다저스와 계약한 뒤 그의 통역이 오타니의 돈에 몰래 손을 댄 것으로 알려지자 MLB와 일본 야구계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미즈하라의 일탈은 차치하더라도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을 알고서 직접 송금했느냐 아니면 정말 몰랐느냐에 따라 오타니의 불법 도박 가담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미즈하라의 주장과 달리 그가 야구 종목에 도박했고, 오타니도 이를 알았다면 합법·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야구 종목에 베팅한 선수는 1년간 경기 출전이 금지된다. 다른 종목 불법 도박이라면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의 재량에 징계가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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