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시안컵 이후 확 바꿨다…日축협 새 회장에 '일본의 홍명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축구협회가 일본축구대표팀 주장을 역임한 선수 출신의 47세 미야모토 쓰네야스를 역대 최연소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 일본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일본축구협회가 일본축구대표팀 주장을 역임한 선수 출신의 47세 미야모토 쓰네야스를 역대 최연소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 일본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일본축구협회가 선수 출신 행정가에게 수장 자리를 맡기고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현역 시절 일본축구대표팀에서 주장 겸 수비수로 활약한 바 있는 미야모토 쓰네야스(47)가 제15대 일본축구협회장으로 취임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미야모토 신임 회장은 다시마 고조 전임 회장 시절 일본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12월 임시평의원회(이사회)에 참석한 74명 중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아 다시마 회장의 후임자로 낙점 받았다. 23일 임시평의원회가 회장직 승계를 공식 의결하며 미야모토 회장이 일본축구협회 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취임했다.

미야모토 회장은 일본프로축구 J리그 감바 오사카의 클럽 레전드다. 1995년 감바 오사카에 입단한 뒤 2006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로 진출하기 전까지 꾸준히 활약했다. 은퇴 이후엔 감바에서 유소년 팀을 맡아 지도자 이력을 시작했고, 지난 2018년부터 4년 간 클럽 A팀 지휘봉을 잡을 당시엔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며 인연을 맺기도 했다.

미야모토 회장의 취임 이전 발자취는 여러모로 홍명보 울산HD 감독과 닮았다. 일본축구 역사를 통틀어 J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무대를 모두 밟은 최초의 축구협회장이다. 현역 시절 수비수로 활약했고,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일본대표팀 주장직을 맡았다. 월드클래스 중앙수비수로 평가 받으며 2002년 주장으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끈 홍 감독의 이력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홍 감독이 현역 막바지에 LA갤럭시(미국)로 진출해 국제 감각을 키운 것처럼 미야모토 회장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황혼기를 보냈다. 지도자를 거쳐 자국축구협회 전무이사직을 맡아 협회 살림을 총괄한 점도 비슷하다.

일본축구협회는 전문 행정가 출신 다시마 고조 전 회장(왼쪽)의 뒤를 이어 선수 출신의 미야모토 회장을 새로 선임했다. 신화=연합뉴스

일본축구협회는 전문 행정가 출신 다시마 고조 전 회장(왼쪽)의 뒤를 이어 선수 출신의 미야모토 회장을 새로 선임했다. 신화=연합뉴스

전임자인 다시마 고조 회장은 전문 행정가 출신이다. 업무 역량을 눈여겨 본 일본축구협회가 하급 직원이던 그를 독일로 해외연수를 보내 경험과 인맥을 쌓도록 지원한 일화가 유명하다. 독일에 머물 당시 그는 분데스리가 최고 스타이자 당대 최고의 아시아 축구스타이기도 했던 차범근과 교류하며 국제 감각을 키웠고, 이후 꾸준히 존재감을 키워 일본축구협회장에 올랐다.

일본축구협회 평의원회가 다시마의 후임자를 선수 출신 인사로 선택한 건 현장과 행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주 오랫동안 저변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인 일본축구는 근래 들어 다음 단계로 접어들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 뿌리 내린 해외파 선수들을 중심으로 각급 대표팀 레벨에서도 톱클래스로 올라서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선수로서의 경험과 행정가로서의 역량을 겸비한 미야모토 회장을 새 선장으로 낙점한 셈이다.

미야모토 회장은 취임사에서 “사무라이 블루(일본남자대표팀)와 나데시코 재팬(일본여자대표팀)이 월드컵 무대에서 각각 8강 이상과 우승을 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면서 “지난 2005년 선언(‘일본의 길’ 프로젝트)을 계승해 오는 2050년까지 일본에서 다시 월드컵을 개최하고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축구협회가 일본축구대표팀 주장 출신의 47세 미야모토 쓰네야스를 신임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일본축구협회가 일본축구대표팀 주장 출신의 47세 미야모토 쓰네야스를 신임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