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한동훈만으로 부족"…용산 참모들, 직접 언론 출격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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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장상윤 사회수석이 지난달 5일 신우초등학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논의하는 모습. 두 대통령실 참모는 최근 활발히 언론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장상윤 사회수석이 지난달 5일 신우초등학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논의하는 모습. 두 대통령실 참모는 최근 활발히 언론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들어 대통령실 실장과 수석들이 언론에 ‘스피커’로 나서는 일이 부쩍 늘었다. 대표적 인물이 성태윤 정책실장이다. 성 실장은 이달 3일(MBN)과 9일(채널A) 방송에 연달아 출연해 의료개혁에 대한 정부 입장을 직접 설명했다. 오는 24일에는 KBS 〈일요진단〉에 출연한다. 교수 때부터 칼럼 기고·인터뷰 등 활발한 언론 활동을 해온 성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데도 가장 적극적이다.

의대 정원 확대 업무를 총괄하는 장상윤 사회수석도 아침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의료개혁의 정당성을 설파 중이다. 장 수석은 지난 18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의과대학 교수의 사직은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며 의료계와 각을 세웠다.

외교·안보 업무를 총괄하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도 14일 “이종섭 대사가 조사를 안 받으려 한다는 것이 아니라 공수처가 수사를 안 한 것이 핵심”이라고 SBS라디오와 인터뷰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국가안보실장이 외교 외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14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사진 SBS 캡처

14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사진 SBS 캡처

기획재정부 대변인 출신인 박춘섭 경제수석이나 서울대 교수 출신인 박상욱 과학기술수석도 매체를 가리지 않고 언론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요즘 보면 홍보수석이나 대변인이 누군지 헷갈릴 정도로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의 출격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전 정부의 청와대 참모들이 총선 전 공개 발언을 최소화하고, 리스크 관리에 치중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고위급 참모들이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는 건 “실장과 수석들이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직접 설명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기회가 될 때마다 참모들에게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야 정책에 힘과 무게가 실린다”며 언론 접촉을 독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홍보 혁신 사례로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도 소개하지 않았느냐”며 “국민이 모르는 정책은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용산 내 에서는 이같은 대통령실의 행보가 여당의 ‘스피커 부족’을 드러내는 방증이란 시선도 있다. 정부가 의료개혁이나 늘봄학교, 공시지가 현실화율 폐지 등 굵직굵직한 정책을 내놔도 여당 차원 확산에 한계가 있어, 대통령실이 지원사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당에는 한동훈이란 최고의 스피커가 있지만, 역설적으로 한동훈 말고 다른 스피커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0일 경기 안양시 안양중앙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0일 경기 안양시 안양중앙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다만 국민의힘에서는 “선거철 정책 홍보는 정부의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정이 한 몸으로 움직이며 ‘정책 공중전’을 펴자는 게 용산 생각이지만, 막상 판세가 어려우니 모든 의원이 ‘지역구 지상전’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중앙선대위를 구성하면서 안전·교육·육아·소상공인 등 4대 정책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격차해소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총선 공약기획단 단계에서 ‘국민택배’ 형식으로 개발해온 각종 정부 정책을 각 지역구에 맞춤형으로 설계해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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