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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 7000만원 모으면 결혼할 수 있나?"…20대女 질문, 현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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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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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자금으로 7000만원을 모으면 많이 모은 건지 적게 모은 건지 알고 싶다는 취지의 글에 관심이 쏠렸다.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미루거나 단념하는 청년의 현실을 반영한 셈이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1살에 7000만원 모으면 결혼할 수 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20대 중반 여성이라고 소개한 글 작성자 A씨는 "7000만원을 모으는 게 목표"라며 "얼추 31살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잘 준비해서 32살 전에는 결혼하고 싶다. 부모님 지원과 상대방의 재산은 신경 안 쓰려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적당한 건지 모르겠다"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냉정한 조언과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의견을 구했다.

해당 글엔 100여개 댓글이 달렸다. 반응은 "평범하게 모은 것 같다" "그 정도면 많이 모은 것 아닌가" "주변엔 1억 정도 모았다"는 등 다양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총 결혼 비용은 약 2억 8739만원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지출 항목으론 ▶주택(1억 9271만원) ▶예식홀(896만원) ▶웨딩패키지(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278만원 ▶예물(619만원) ▶예단(729만원) ▶이바지(79만원) ▶혼수(1309만원) ▶신혼여행(437만원) 등이었다.

"결혼 안 한다" 이유, '자금 부족' 1위…정부, 절감 방안 나서

실제 경제적인 이유가 결혼 시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지난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혼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4.0세, 여자 31.5세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0.3세, 여자는 0.2세 오른 수준이다. 평균 초혼 연령이 높은 원인으로는 높은 주거비와 물가 등 경제적인 이유가 꼽혔다.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 줄면서 결혼을 늦춘 이들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나아가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23'을 보면 혼수 비용, 주거 마련 등 '결혼 자금 부족'(33.7%)이 전 연령대에서 결혼하지 않은 이유 1순위로 꼽혔다. 그 뒤로 '필요성 없음' 17.3%, '출산·양육 부담' 11.0%, '고용상태 불안정' 10.2%, '결혼 상대 못 만남' 9.7% 등 순이었다.

일러스트=김지윤

일러스트=김지윤

결혼 자금 부담 탓에 혼인·출산 건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23년 혼인 건수는 19만 3673건으로 2019년(23만9159건)보다 45486건(19%) 감소했으며, 2023년 출생 건수(22만 9970건)도 2019년(30만 2676건) 대비 72706건(24%) 줄어들었다.

정부는 결혼 자금 부담으로 혼인·출산율이 떨어지자 절감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예식장 용도로 개방하고 있는 120여 개의 공공시설에 더해 박물관·미술관을 추가할 방침이다. 현재 논의 중인 신규 개방시설로는 ▶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 ▶국립중앙도서관(서울 서초) ▶국립민속박물관(서울 종로) ▶국립현대미술관(경기 과천) ▶관세인재개발원(충남 천안) ▶중앙교육연수원(대구 동구) 등이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예식 공간과 요금 및 개방 시기를 정리, 확정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참가격)에 결혼 관련 품목·서비스 가격 현황을 신규로 제공하고 결혼 서비스 시장의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선택 다양성, 신뢰성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조사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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