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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 중인 러시아 '킹크랩 왕' 한국서 장례식…"연출된 죽음"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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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기 자료사진.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국기 자료사진. 타스=연합뉴스

러시아에서 ‘킹크랩 왕’이라 불린 수산업 재벌 올레크 칸의 생사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칸은 살인교사와 밀수 등의 혐의로 러시아의 대대적인 수배를 받는 중이었는데, 수사당국은 그가 감시망을 피하고자 의도적으로 죽음을 위장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칸의 변호사들은 지난 19일 러시아 극동 연해주 법정에서 “칸이 지난해 2월 14일 사망한 것으로 영국에서 확인됐다”며 칸에 대한 사건을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러시아 당국의 전자 데이터베이스에는 칸과 이름, 생년월일이 같은 사람이 지난해 2월 14일 영국에서 췌장암으로 사망했으며, 장례는 한국에서 치러졌다는 정보가 공개됐다.

러시아 사할린 지역에서 게와 새우 등 수산물을 수출하며 부를 축적한 칸은 살인 교사, 밀수 등 혐의로 기소돼 국제 수배 대상이 됐다. 2005년 총격을 당한 칸은 경쟁 수산업자 발레리 피덴코가 사건의 배후라고 생각하고 2010년 청부업자를 고용해 피덴코를 살해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불법으로 킹크랩 등 러시아 전략 수산물을 잡아 한국·일본 등에 몰래 수출하고 36억9만루블(약 522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칸이 해외 도피 중 사망했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연출된 것”이라며 그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칸이 활동한 러시아 사할린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당국에 그의 사망이 등록되지 않았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또 칸의 친척 중 사망신고 의무에 따라 등기소에 신고한 사람은 없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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