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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마음에 안 들어"…공무원 멱살잡고 발로 걷어찬 농협 조합장

중앙일보

입력

A조합장은 지난해 10월 23일 양구군 양성평등대회 행사장에서 군청 6급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사진 MBC 캡처

A조합장은 지난해 10월 23일 양구군 양성평등대회 행사장에서 군청 6급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사진 MBC 캡처

농협 조합장이 행사장 의전 문제에 불만을 품고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0월 23일 양구군 양성평등대회 행사장에서 일어났다.

이날 양구농협조합장A씨는 내빈석 자리 지정 문제로 불만을 품고 행사 진행을 돕던 공무원 B씨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 정강이를 한 차례 걷어차는 등 폭행했다.

21일 MBC에 따르면 이때 A조합장은 갑자기 B씨의 멱살을 잡고 구석으로 끌고 갔으며, B씨가 저항하자 배를 때릴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행사장에는 양구군에서 함께 공무원으로 일하는 B씨의 딸도 있었다.

A조합장은 사건 발생 나흘 뒤 군청 누리집에 사과문을 올리고 “내빈석 자리 배정 문제로 불만이 있어 감정을 자제하지 못했다”며 “해당 공무원과 가족분들, 군청 공직자와 군민 여러분 등 상처를 받은 분들 모두에게 깊이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은 의도적이라기보다 단순하게 일어난 사고로, 공직자들을 무시하거나 하대하려는 뜻은 전혀 없으며, 순간적으로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전공노 양구군지부는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A조합장을 고발했고,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다.

전공노 강원본부는 21일 오후 춘천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구농협조합장은 반성은커녕 여전히 각종 행사에 버젓이 얼굴을 내밀고 있고,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법원에 형사공탁 하는 등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군청 누리집에 사과문 한장 올렸다고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자진 사퇴를 통해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노 강원본부는 기자회견 뒤 춘천지검에 A조합장을 엄벌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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