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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변호' 野조수진, 새벽 사퇴…후보등록 마감날 물러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강북을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조수진 변호사가 과거 성범죄 가해자 변호 이력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진 끝에 22일 새벽 사퇴했다. 조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의원이 되면 똑같은 자세로 강북구 주민과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국민께서 바라는 눈높이와는 달랐던 것 같다”며 “제가 완주하면 선거 기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 이상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며 “반드시 4·10 총선에서 승리해달라”고 전했다.

조 변호사는 20일 강북을 전략경선 개표 결과 비명계 박용진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과거 변호 이력이 발목을 잡았다. 조 변호사가 과거 자신의 블로그에 강간통념(여성이 거절 의사를 표해도 실제 관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통념)을 활용하라고 조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촉발됐다. 블로그에는 10세 아동의 성착취물을 제작한 남성의 사건 변호를 맡아 집행유예 판결을 끌어냈다는 내용도 있었다.

조수진 더불어민주당 강북을 후보. 뉴스1

조수진 더불어민주당 강북을 후보. 뉴스1

특히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여아를 성폭행해 징역 10년을 받은 체육관장을 변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조 변호사는 이 재판에서 “다른 성관계를 통해 성병에 감염될 수 있다”며 피해 아동 아버지가 가해자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2022년 30대 여성 환자를 성폭행한 한의사를 변호한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진료실 내 간호사에게 알리지 않는 등 ‘피해자다움’이 부족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변호했다. 이 밖에도 술에 취한 19세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 여성 208명의 몰카를 찍고 음란물 사이트에서 촬영물을 다운로드 받은 남성 등 적지 않은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하는 역할을 맡았다.

조 변호사가 노동자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를 변호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후보는 2020년 노동자 수십 명의 임금 약 11억 원을 체불한 제조업체 사업주의 항소심 변호를 맡았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밤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변호사 문제를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기류를 전했다. 일부 민주당 수도권 의원들은 조 변호사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며 공천 취소를 당 지도부에 건의했다고 한다. 결국 조 변호사가 자진 사퇴하면서 강북을 공천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보 등록 마감일은 2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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