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무승부…힘빠진 상암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손흥민(왼쪽)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경기에서 이강인과 어깨동무를 한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물리적 충돌을 벌인 뒤 두 선수가 처음으로 함께 뛴 경기였다. [뉴시스]

손흥민(왼쪽)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경기에서 이강인과 어깨동무를 한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물리적 충돌을 벌인 뒤 두 선수가 처음으로 함께 뛴 경기였다. [뉴시스]

팀 내 갈등을 봉합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공격은 단조로웠고, 이렇다 할 작전도 찾기 힘들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 경기에서 한 수 아래의 상대 태국을 상대로 고전 끝에 1-1로 비겼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전반 42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17분 태국의 수파낫 무에안타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태국은 그보다 79계단이나 아래인 101위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30승 7무 8패로 태국을 압도했다. 그러나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한국은 2승1무(승점 7)로 조 선두 자리는 지켰다.

황선홍 감독은 A매치(국가대항전)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본업이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인 황 감독은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지난달 카타르 아시안컵 직후 경질되자 임시로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이달 태국과의 A매치 2연전을 지휘하게 됐다. 이날 경기는 지난달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이 치른 첫 경기였다.

이날 무기력한 경기 끝에 간신히 비긴 한국은 최근 잇단 사건·사고로 무거워진 분위기를 바꾸는 데 실패했다. 지난달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대표팀은 4강전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졸전 끝에 탈락했다. 대회 직후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이 부임 1년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설상가상으로 4강전을 앞두고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주장 손흥민과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손흥민은 이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황선홍 축구대표팀 감독. 한국은 졸전 끝에 한 수 아래의 태국과 1-1로 비겼다. 김경록 기자

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황선홍 축구대표팀 감독. 한국은 졸전 끝에 한 수 아래의 태국과 1-1로 비겼다. 김경록 기자

황선홍 감독은 이번 경기를 준비하며 무너진 팀워크를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시안컵 기간 선배들과 물리적 충돌을 벌였던 이강인은 대표팀에 소집된 지난 19일 동료들 앞에서 사과했다. 선배들도 그를 용서했다. 이강인은 지난 20일 취재진을 만나 한 번 더 ‘공식 사과’를 했다. 이강인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표팀 내 갈등을 봉합한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한 수 아래의 태국을 홈으로 불러들이고도 단조로운 경기 끝에 간신히 비겼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태국의 빠른 공격과 압박 수비에 고전했다. 패스 미스까지 겹쳐 좀처럼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주민규(울산)가 전방을 지켰지만, 거의 패스를 받지 못했다. 주민규는 이날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33세 343일)을 세웠다. 기존 최고령 데뷔전 기록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튀르키예전에 32세 168일의 나이로 처음 A매치에 출전한 고(故) 한창화 코치다. 주민규는 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에 오르고도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하다 황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생애 처음으로 이날 태극마크를 달았다.

답답한 흐름은 전반 42분 에이스 손흥민이 깼다. 페널티박스 왼쪽을 침투한 이재성(마인츠)의 컷백을 손흥민이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손흥민은 그동안 마음 고생을 날린 듯 시원한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포효했다. 6만5000여 관중은 해결사의 면모를 보인 손흥민의이름을 외치며 열광했다. 손흥민은 124번째(45골) A매치에 출전해 고(故)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 감독,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축구사랑나눔재단 이사장과 A매치 출전 부문에서 공동 5위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반격에 나선 태국에 후반 17분 동점골을 내줬다. 다급해진 황 감독은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 대신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강인이 그라운드를 밟자 관중석에선 환호가 터져나왔다. 후반 26분 이강인의 패스에 이은 손흥민의 슈팅이 나오자 팬들은 두 선수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이강인의 가세에도 한국은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후반 막판 태국을 몰아붙였지만, 찬스 때마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26일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으로 옮겨 태국과 4차전을 벌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