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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너무 많아서 그랬다"…우편물 1만 6000통 버린 집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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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조형물 자료사진. 중앙포토

우체통 조형물 자료사진. 중앙포토

업무량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우편물 1만6000여 통을 무단으로 버린 우체국 집배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우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모(37)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15일 선고했다.

우체국 우편물류과 소속 집배원인 이씨는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우편물 배달 업무를 맡았다. 이씨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서울 강서구의 주차장과 담벼락 안쪽 등에 배달해야 할 정기간행물과 안내문, 고지서, 홍보물 등 1만 6003통의 우편물을 버리고 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 대부분인 1만 5209통의 우편물은 강서구 화곡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 버려졌다.

이씨는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주변 동료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업무량이 배로 늘었다며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이후 이씨는 파면됐다.

검찰은 "이씨는 우편 업무에 종사하면서도 우편 관서가 취급하고 있는 우편물을 정당한 이유 없이 방기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현행 우편법 48조 등에 따르면 우편업무나 서신송달 업무에 종사하는 자는 우편물이나 서신을 정당한 사유 없이 개봉, 훼손, 은닉 또는 방기하거나 고의로 수취인이 아닌 자에게 내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김 판사는 “이씨가 우편 집배원으로서 장기간에 걸쳐 우편물 1만6003통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방기해 우정공무원으로서 자신의 주요 업무를 포기했다”며 “범행 기간과 방기한 우편물의 양 등에 비춰 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파면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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