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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전송하는 척 달려들었다…강남 한복판서 1억 노상강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암호화폐(코인) 거래를 미끼로 돈을 훔쳐 달아난 남성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1일 특수강도 혐의로 20~30대 남성 9명을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 등 일당은 이날 오전 0시 50분쯤 강남구 역삼동 한 호텔 인근 이면도로에서 코인을 거래하겠다고 속여 피해자 B씨(40대)를 폭행하고 현금 1억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21일 오전 0시 5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암호화폐(코인) 거래를 미끼로 피해자를 포박하고 1억원을 빼앗아 달아난 20~30대 남성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 당시 인근 건물 폐쇄회로(CC)TV 캡처 화면. 이보람 기자

21일 오전 0시 5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암호화폐(코인) 거래를 미끼로 피해자를 포박하고 1억원을 빼앗아 달아난 20~30대 남성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 당시 인근 건물 폐쇄회로(CC)TV 캡처 화면. 이보람 기자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미국 달러 가치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 가운데 시가총액 1위인 ‘테더(Tether) 코인’을 거래하기로 약속했다. B씨가 차량을 타고 현장에 나타나자 휴대전화로 코인을 전송하는 척하다가 B씨의 팔과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채 종이봉투에 든 현금을 빼앗아 도망쳤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 등 실랑이도 벌어졌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에서 벤츠 차량 1대를 발견해 차에 타고 있던 3명을 발견, 경찰서로 임의동행한 뒤 긴급체포했다. 다른 차량에 나눠타고 도주한 피의자 4명은 2시간여 뒤인 오전 4시 50분쯤 경기 안성의 한 도로에서 검거했다. 이와 함께 차량에 있던 2500만원도 압수했다. 부산으로 도주한 나머지 피의자 2명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체포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피의자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코인 가격 급등세에 오프라인상 코인 거래를 미끼로 갈취하려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추가적인 범죄 관련성 여부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3일에도 30대 남성 C씨 등 6명이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 앞에서 테더 코인을 거래하자며 피해자 2명을 만나 현금 1억3400만원을 뜯어내려 한 혐의(강도미수)로 붙잡혔다.

이들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테더 코인을 팔겠다며 피해자들을 불러낸 뒤 경찰을 사칭하며 불법 암호화폐 거래를 이유로 피해자들의 현금을 압수하겠다고 했다가 피해자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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